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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시다,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봉납...각료들은 잇따라 참배

중앙일보

입력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7일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일부 각료들은 직접 야스쿠니를 찾아 참배했다.

17일 일본 지요다구 야스쿠니신사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봉납한 공물이 놓여 있다. 교도=연합뉴스

17일 일본 지요다구 야스쿠니신사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봉납한 공물이 놓여 있다. 교도=연합뉴스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시작되는 야스쿠니신사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真榊)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마사카키는 신단이나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를 말한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총리 취임 이후 일본 종전기념일(8월 15일)과 춘계·추계 예대제에 빠지지 않고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보내고 있다. 이번에 7번째 봉납이다. 기시다 총리는 19일까지 열리는 올해 추계 예대제 기간에도 직접 참배는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한 것은 지난 2013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마지막이다.

현직 각료들은 이날 연이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경제재생담당상이 이날 오전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으며 이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담당상도 참배했다. 신도 경제재생담당상은 참배 후 기자들이 "과거 나라를 위해, 가족을 위해 무거운 책무를 다한 영령에게 존숭의 마음을 담아 참배했다"며 "나의 행위가 외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이 17일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이 17일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산업상도 전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사비로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를 봉납했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18일 단체로 야스쿠니를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16일 니시무라 경제산업상 참배에 대해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정부 각료가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기리는 시설이다. 그중 90%는 태평양전쟁 관련 인물로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한반도 출신자 2만여 명도 합사돼 있으나, 신사 측은 유족의 합사 취소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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