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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도 데이팅앱 깔았다…"50세 이상만 가입" 중년들 몰린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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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데이팅앱, 인공지능 기술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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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추’(자연스런 만남 추구)가 코로나19를 겪고 IT를 만나 ‘앱만추’(앱으로 만남 추구)로 진화했습니다. 인류는 지난해 100억 시간을 앱만추에서 보냈습니다. Z세대의 특징이라고요? 50세 이상만 받는 데이팅 앱도 인기입니다. 최고령 가입자가 86세라네요. 내 짝을 나보다 더 잘 알고, 데이팅 앱 ‘빌런’(악당)을 막아주는 AI 매칭 ‘알만추’도 솔깃합니다.

100억 시간. 지난해 전 세계 데이팅 앱에 사람들이 머문 시간이다. 전년 대비 14%, 코로나19 이전 대비 43% 증가했다. 소비자가 지출한 금액 또한 전년 대비 11% 성장해 59억 달러(약 7조50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IT 기술과 Z세대의 연애관이 결합한 ‘앱만추’(앱으로 만남 추구)는 글로벌 대세. 글로벌 데이팅 앱 ‘틴더’에 따르면, Z세대의 74.4%가 비대면 데이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온라인에서 처음 만난 상대에게 연애감정을 느끼거나 실제 만나 데이트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이들도 32.7%. 한국에서도 이 시장은 쑥쑥 크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까지 활용해 ‘당신의 만남을 도와주겠다’는 이 시장, 정말 미래 산업일까.

국내 데이팅 앱 3대장은 틴더, 위피, 글램.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8월 기준 3사 MAU(월간 활성이용자)는 틴더 18만5000명, 위피 13만7000명, 글램 13만5000명이다. 190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인 틴더는 사진과 자기소개를 넣은 프로필을 올리면 성별, 거주지 간 거리 등 조건에 따라 상대를 추천한다. ‘부담 없이 동네 친구가 필요할 때 찾는 앱’을 지향하는 위피는 나이와 거주지 등을 토대로 친구를 추천한다. 글램은 상대로부터 외모를 평가받고 이용자는 ‘등급’을 부여받는다. 주로 같은 등급의 상대를 소개해 준다.

50~70대 ‘신중년’을 위한 데이팅 앱도 인기다. 지난해 말 출시된 시놀은 아예 만 5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다. 김민지 대표는 “5070도 만남에 대한 욕구와 에너지는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시니어들을 위한 ‘요란하지 않은 데이팅 앱’이 따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글자는 크게, 영어식 표현은 뺀, 부담 없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 디자인을 고민했다.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메시지 보내기는 ‘편지 작성’과 ‘수락’으로 표현해 고령의 이용자도 쉽게 쓸 수 있도록 했다. 현재까지 최고령 가입자는 86세. 5000원을 결제할 경우 하루 4명의 이성 친구를 소개해 주고, 2만5000원은 편지(채팅)와 통화가 무제한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은 데이팅 앱 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틴더가 속한 미국 매치그룹은 6개월 안에 앱에 새로운 AI 기능을 도입할 계획.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매치그룹은 특정 프로필을 추천한 이유를 제공하거나 ‘AI가 사진 골라주기’ 기능 등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데이팅 앱 ‘정오의데이트’는 지난 5월 챗GPT 기술에 기반한 AI 자기소개 코칭 서비스를 출시했다. 관심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기소개 글을 추천해 주는 기능이다. 페이스북·구글 출신 스타 개발자 마이클 셰이먼이 만든 데이팅 앱 ‘코스믹’은 사용자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 할 때 가장 재밌나?’ 같은 설문에 답하면 머신러닝 기술로 프로필을 자동 생성해 준다.

데이팅 앱들은 AI 기술로 호감을 느낄 만한 상대를 추천해준다. 위피 김태오 CPO는 “이용자들이 선호할 것 같은 프로필의 특징을 뽑아내고 조합하는 데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위피는 이용자 선호도를 분석해 이상형 매칭 확률을 높여 매칭 건수를 이전보다 2.3배 늘렸다고 소개했다.

일본 아메바TV는 지난 7월 20~30대 여성 1000명의 프로필을 보유하고 있는 데이팅 앱 ‘사만다’를 소개했다. 모두 AI로 생성된 가상 인물이다. 사만다 운영사 고케(Goke) 관계자는 “애인이 있는 남성, 기혼 남성도 자유롭게 취향에 맞는 대화 상대를 찾아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와 연애하는 사람들이 가장 애용하는 앱은 ‘레플리카’다. 레플리카는 지난 2월 이탈리아 정부의 규제 조치 이후 성적 발언 등을 피하도록 업데이트됐다.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AI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이도 늘고 있다. 이 매체는 지난 3월 남편보다 직관적이고 섬세한 AI 챗봇과 불륜에 빠진 여성들의 사연을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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