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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33 넘은 우상혁, 바르심은 못 넘었다…AG 2회 연속 은메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상혁(27·용인시청)이 '현역 최강'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의 벽을 넘지 못하고 2회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상혁은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3을 넘어 2위로 경기를 마쳤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은 2회 연속 은메달이다.

우상혁이 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7 3차 시기에 실패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혁이 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7 3차 시기에 실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회 남자 높이뛰기는 사실상 우상혁과 바르심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둘의 대결은 올림픽닷컴이 개막 전부터 가장 주목한 라이벌전 중 하나이기도 했다. 우상혁과 바르심은 시노 도모히로(일본·2m29)가 3위를 확정한 뒤 나란히 1차 시기에서 2m31과 2m33을 뛰어넘으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둘의 희비는 결국 올 시즌 우상혁의 최고 기록인 2m35에서 갈렸다. 바르심은 1차 시기에서 가볍게 성공해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작성했다. 반면 우상혁은 바에 몸이 걸려 함께 매트로 떨어졌다.

높이뛰기는 세 번 연속 실패 시 탈락이 확정된다. 우상혁은 금메달 도전을 위해 2차 시기 높이를 바르심과 같은 2m37로 올렸다. 과감한 시도였지만, 역시 무리수였다. 남은 두 번의 시도 모두 실패로 끝났다. 바르심도 2m37는 넘지 못했지만, 2m3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가져갔다.

우상혁이 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7 3차 시기에 실패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혁이 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7 3차 시기에 실패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혁은 한국 육상의 역사를 새로 써온 선수다.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2m35를 넘어 세계 4위에 올랐고, 바르심이 결장한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도 다시 2m35를 기록해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했다.

그러나 바르심은 너무 강한 상대였다. 그는 세계가 인정하는 현역 최고 점퍼다. '전설'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2m45)에 이어 세계 2위(2m43) 기록을 보유했다. 남자 높이뛰기에서 2m40 이상을 넘어본 선수는 역대 11명뿐인데, 바르심이 그중 가장 많은 11번을 넘었다. 가장 최근 2m40을 넘은 선수도 2018년 7월의 바르심이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 우상혁(왼쪽)과 바르심. 항저우=장진영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 우상혁(왼쪽)과 바르심. 항저우=장진영 기자

우상혁은 경기 후 "2m33을 1차 시기에 넘었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싶다. 2m35까지 넘고 한국 신기록(2m37)도 세우고 싶었는데, 그게 무산돼 아쉽다"며 "내년 파리 올림픽이 1년도 안 남았으니 잘 준비해서 더 좋은 기록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별명이 '스마일 점퍼'인 그는 "바르심 선수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내 실력이 더 늘고 있는 것 같다"며 "바르심 선수 덕에 흥미롭고, 재미있는 높이 뛰기를 했다. 그것만으로도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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