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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내로남불…'북측' 호칭에 발끈하더니, 한국엔 '괴뢰' 표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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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2일 오후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준준결승 남북 간 경기 소식을 전하며 한국을 '괴뢰'로 표기했다. 조선중앙TV=뉴스1

조선중앙TV가 2일 오후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준준결승 남북 간 경기 소식을 전하며 한국을 '괴뢰'로 표기했다. 조선중앙TV=뉴스1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 '북측' 호칭에 날을 세운 북한이 한국대표팀과의 경기 상황을 보도하면서 '괴뢰'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달 1일자에서 지난달 30일 진행된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준준결승 남북한 대표팀 간 경기 소식을 전하며 한국 대표팀을 '괴뢰팀'이라고 칭했다.

신문은 "우리나라(북한) 팀과 괴뢰팀 사이의 준준결승 경기가 9월 30일 진행됐다"며 "경기는 우리나라 팀이 괴뢰팀을 4대 1이란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TV도 2일 오후 같은 소식을 전하며 경기 녹화영상 자막을 통해 우리나라를 '괴뢰'로 표기했다.

북한은 그동안 우리나라를 지칭할 때 '남조선'이라고 불렀다. '괴뢰'는 남의 조종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나 조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남북관계가 악화됐을 때 북한이 우리 측을 격하하기 위한 의도에서 쓰이곤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도 최근 우리나라를 칭할 때 '남측',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이란 정식 국호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버리고 '별개 국가', '적대 국가'로 보겠단 의도를 담은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북한 선수단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여자 농구 남북 대결에서 패배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라고 부르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DPR 코리아다.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고 부르지 말라. 이름을 정확히 불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DPR 코리아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의 영어 약자다.

다음날인 30일 북한 여자 축구 대표팀 리유일 감독은 8강전 기자회견에서 한 취재진의 질문 중 '북측'이라는 표현을 듣자 "북측이 아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시정해달라. 그렇지 않으면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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