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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대만에 한 수 위'라 했나…한국 야구, 무기력하게 0-4 완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시안게임 4연패를 노리는 한국 야구가 난적 대만에 또 일격을 당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만과의 조별리그 B조 두 번째 경기에서 0-4로 완패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년 프리미어12에 이어 대만전 3연패다.

한국 야구 대표팀 4번 타자 강백호가 2일 대만전에서 득점 기회를 날린 뒤 안타까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 4번 타자 강백호가 2일 대만전에서 득점 기회를 날린 뒤 안타까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야구는 출전 8개국이 A·B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가 슈퍼라운드에 올라 결승 진출팀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객관적인 전력상 A조에서는 일본과 중국, B조에서는 한국과 대만이 슈퍼라운드행 티켓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

각 조 1·2위는 조별리그 상대 전적을 안고 슈퍼라운드를 시작한다. 한국의 대만전 1패가 슈퍼라운드 성적에 합산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한국은 슈퍼라운드에서 일본과 중국을 반드시 꺾어야 결승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한국은 1회부터 실점했다. 한국 선발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대만 선두 타자 정쭝저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았다. 1사 3루에서 린리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한숨 돌리는 듯했지만, 상대 4번 타자 린안거에게 우중간 펜스 근처까지 날아가는 큼직한 적시 3루타를 내줘 선제점을 뺏겼다.

문동주는 금세 안정을 찾았다. 2회와 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았다. 그러나 4회 1사 후 심판의 일관성 없는 볼 판정 속에 다시 흔들렸다. 린안거의 3루수 쪽 땅볼 타구가 내야안타로 연결됐고, 우녠딩의 볼넷과 리하오여우의 우익수 플라이로 1사 1·3루 위기가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선하오웨이 타석 볼카운트 2B-1S에서 문동주의 4구째가 홈플레이트에 맞고 크게 튀어 올라 뒤로 빠졌다. 3루 주자 린안거가 폭투로 추가 득점했다.

그 사이 한국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대만 왼손 선발 린여우민(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에게 철저하게 틀어 막혔다. 단 한 번도 선두 타자가 출루하지 못했을 정도다.

린여우민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들어간 건 2회 초가 유일했다. 윤동희(롯데 자이언츠)의 우월 2루타와 박성한(SSG 랜더스)의 몸에 맞는 공을 발판 삼아 2사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 김성윤(삼성 라이온즈)은 1루수 쪽으로 땅볼을 치고 1루로 전력 질주했다. 공과 주자가 거의 동시에 1루에 도착했다. 타이밍상 세이프로 보였다. 그 순간 1루심이 우렁차게 '아웃'을 선언했다. 아시안게임 야구에는 비디오 판독이 없다. 그대로 이닝이 끝났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류중일 감독이 2일 대만전 도중 경기가 뜻대로 안 풀리자 안타까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의 류중일 감독이 2일 대만전 도중 경기가 뜻대로 안 풀리자 안타까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만 마운드에 끌려가던 한국은 8회 초 2사 후 노시환(한화)이 큼직한 중월 2루타로 출루하면서 모처럼 추격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4번 타자 강백호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끝내 반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강백호는 전날(1일) 홍콩전에서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돌아선 데 이어 이날도 4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다. "(홍콩전에서는 못 쳤지만) 대만전에서는 4번 타자 역할을 해줄 것"이라던 류중일 감독의 믿음도 허공으로 날아갔다.

반면 대만은 2점 차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8회 말 끝내 쐐기점을 뽑았다. 2사 2·3루에서 린쯔하오가 한국 불펜 투수 고우석(LG 트윈스)을 2타점 중전 적시타로 두들겼다. 한국의 패배가 사실상 확정된 순간이었다.

한국은 3일 오후 1시 태국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대만은 한국에 콜드게임으로 패했던 최약체 홍콩과의 경기를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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