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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세 엄마 체조선수 투지…"아들 나을 때까지 난 늙을 수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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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메달에 도전하는 48세 기계체조 선수 초소비티나. 신화=연합뉴스

항저우 아시안게임 메달에 도전하는 48세 기계체조 선수 초소비티나. 신화=연합뉴스

'세대를 초월한 전설.'

 중국 신화통신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우즈베키스탄 여자 기계체조 선수 옥사나 추소비티나(48)를 이렇게 소개했다. 추소비티나가 주목을 받는 건 기계체조 선수로는 환갑을 넘어 팔순에 가까운 나이이기 때문이다. 기계체조 선수는 보통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전성기다.

 40대 후반의 선수가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인데, 딸뻘 선수들과 메달 경쟁을 펼치는 기적을 쓰고 있다. 1975년생 추소비티나는 지난 25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여자 도마 예선에서 당당히 5위에 올라 8명이 진출하는 결선 무대에 진출했다. 결선에 오른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린 2006년생 루시아 마리 만사노(필리핀)와 추소비티나는 무려 31살 차이가 난다.
 신화통신은 "기계체조를 관전한 많은 중국 팬들이 '치우 마(엄마 추소비티나)'를 외치며 열정적으로 응원했다"고 전했다. 결선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추소비티나는 소련 시절인 1982년 7세의 나이에 체조에 입문했다. 13세 때 처음으로 소련체조선수권 주니어부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 이후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시작으로 지난 2021 도쿄 올림픽까지 무려 8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2002년 부산 대회 마루운동과 도마를 석권했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잇따라 도마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그는 세계기계체조선수권, 올림픽, 유럽선수권, 그리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면서 이제까지 금 6개, 은 9개, 동 7개를 따냈다.

 국적도 여러 차례 바꿨다. 그는 소련 해체 후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06년부터 6년간은 독일 대표로 활약했다. 아들의 백혈병을 치료하기 위해 높은 연봉을 제안한 독일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독일 대표로 참가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개인전 은메달을 따냈다. 아들의 병이 낫자 추소비티나는 2013년 우즈베키스탄 국적을 회복했다. 당시 추소비티나는 "아들이 괜찮아지기 전까지 나는 늙을 수 없다"고 말해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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