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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흑해함대 제독 폭사설…"월급 못 받은 러 장교가 기밀 팔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크라이나가 임금이 체불된 러시아군 장교들로부터 얻은 기밀 정보로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를 파괴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 22일 미국 위성영상 업체 플래닛 랩스 PBC가 공개한 크림반도 남부에 있는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흑해 함대 본부 모습.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으로 본부가 파괴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2일 미국 위성영상 업체 플래닛 랩스 PBC가 공개한 크림반도 남부에 있는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흑해 함대 본부 모습.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으로 본부가 파괴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 게릴라 단체 '아테시(ATESH)'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월급을 제때 못 받은 러시아군 장교들에게 돈을 주고 러시아군 고위급 지휘관들의 위치와 활동 등 주요 정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는 우크라이나 보안국, 정보총국 등 국가 기관에 전달돼 최근 러시아 흑해함대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아테시 측은 정보의 댓가로 지불한 금액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해당 러시아 장교들은 자신과 가족이 위험을 감당하기엔 충분한 금액이라고만 밝혔다. 장교들의 구체적인 신원은 밝히지 않았지만, 흑해함대 사령부의 일반적인 활동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이들이라고 했다.

아테시 대변인은 "러시아 장교들이 월급 체불만으로 러시아 당국을 거스르지 않는다"며 "해당 장교들도 러시아가 범죄 전쟁을 벌이고 있고 중단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테시가 제공한) 재정적 보상은 그들이 아테시와의 협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추가적인 인센티브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있는 러시아 흑해 함대 본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2일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있는 러시아 흑해 함대 본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아테시는 크림반도의 타타르족과 우크라이나인,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단체로, 주로 러시아 군대 내부에서 사보타주(방해 행위)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창설됐다. 크림반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활동하면서 러시아 검문소 폭파, 러시아 장교 암살 등 소규모 공격을 감행하고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러시아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내에 있는 아테시 요원을 식별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지난 22일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있는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를 미사일 여러 발로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25일 이 공격으로 흑해함대 사령관인 빅토르 소콜로프 해군 제독을 포함한 34명의 장교가 사망하고 다른 군인 10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소콜로프 제독은 러시아 해군의 최고위급 인사 중 한 명이다. 러시아 측은 공격받은 사실을 인정했으나 소콜로프 제독의 생사를 알리지 않았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측은 흑해함대 본부도 수리 불가능한 상태로 파괴됐다고 전했다.

흑해함대 공습에 어떤 무기가 사용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영국과 프랑스가 각각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톰 섀도, 스칼프 순항미사일과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조한 순항미사일 등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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