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갑시다" 한국말한 美블링컨…"안보 넘어 경제 파트너십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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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국제교류재단(KF)과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ㆍ미 상호방위조약 70주년(10월 1일)을 앞두고 주최한 ‘한ㆍ미 전략포럼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워싱턴 공동취재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국제교류재단(KF)과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ㆍ미 상호방위조약 70주년(10월 1일)을 앞두고 주최한 ‘한ㆍ미 전략포럼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워싱턴 공동취재단

“한ㆍ미 동맹은 ‘같이 갑시다’ 정신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한ㆍ미 동맹 70년의 관계는 핵심 안보 동맹(key security alliance)에서 필수적인 글로벌 파트너십(vital global partnership)으로 성장했고 그 범위와 중요성은 날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ㆍ미 상호방위조약 70주년(10월 1일)을 앞두고 이날 워싱턴 DC에서 국제교류재단(KF)과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한ㆍ미전략포럼 2023’ 기조연설에서다.

블링컨 장관은 한ㆍ미 동맹의 태동 배경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싸우고 죽어간 장병 수천 명의 희생으로 맺어진 ‘피로 맺어진’ 동맹”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의 강화된 관계는 동맹 심화뿐만 아니라 여러 이슈와 대륙에 걸쳐 혁신적이고 상호 강화적인 방식으로, 그리고 새로운 연합으로 어떻게 엮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눈에 띄는 사례”라며 “우리는 간단히 말해 우리 국민, 인도태평양, 나아가 전 세계를 위한 수많은 우선적 현안에서 대한민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 도발에 대한 상호방위공약 철통같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한 것”이라고 재확인하고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한 확장억제를 포함해 상호방위에 대한 공약은 철통 같다”고 강조했다. 최근 북ㆍ러 밀착 구도와 관련해서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통해 북한이 광범위한 안보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침략을 위해 장비ㆍ물자ㆍ기술을 계속 원하는 러시아와 미사일 프로그램 강화ㆍ발전을 원하는 북한 간 관계가 점점 더 위험해지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ㆍ러 군사 협력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8월 한ㆍ미ㆍ일 안보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한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에 대해 “우리는 ‘역사적’이란 단어를 느슨하게 쓰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 회담은 진정 그 정의에 부합한다. 3국 협력의 새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ㆍ미 양국이 안보에서부터 시작해 여러 방면에서 파트너십의 모든 방면을 강화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선 “양국은 안보 동맹을 넘어 경제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양국 교역량이 급증했으며 지난 2년간 한국 기업이 미국에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양국 근로자 모두에게 일자리를 창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이러한 투자는 공급망을 강화하고 신뢰할 수 없는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양국은 생명공학부터 배터리ㆍ반도체ㆍ디지털 및 양자 기술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차세대 핵심ㆍ신흥 기술 파트너십을 출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 파트너십을 우주로까지 확장해 우주과학 및 달 탐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청소년들 나는 모르는데 K팝 밴드에 열광”

블링컨 장관은 이와 함께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내년에 한국이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되면 유엔 헌장 수호에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는 ‘코리아’란 브랜드에 있어 특별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최근 미국 뉴욕에서 심야 TV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무대 앞에 모인 많은 미국 청소년들이 자신은 몰랐지만 뒤를 이어 등장한 한국의 K팝 밴드에 매우 열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일화를 전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화상 축사를 통해 “한ㆍ미 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성공적인 동맹을 구축했다”고 평가한 뒤 “지난 70년간 새로운 도전에 맞서 한ㆍ미 동맹은 견고성과 적응력을 증명해 왔다”고 말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국제교류재단(KF)과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ㆍ미 전략포럼 2023’ 참석자들이 박진 외교부 장관의 영상 축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 워싱턴 공동취재단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국제교류재단(KF)과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ㆍ미 전략포럼 2023’ 참석자들이 박진 외교부 장관의 영상 축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 워싱턴 공동취재단

“대(對)중 기술통제에 한국 등 동맹 협력해야”

한편 이날 포럼에 참석한 크리스 밴 홀런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은 미국의 대(對)중국 첨단기술 수출ㆍ투자 제한 조치와 관련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의 협력과 동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홀런 위원장은 반도체 장비에 대한 대중 수출 통제에 일본ㆍ네덜란드가 참여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한 뒤 “모든 동맹국과 협력해야 작동한다. 삼성은 분명히 반도체와 첨단 전자 장비의 대규모 생산 업체”라며 공조를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석유ㆍ가스에 대한 유럽의 지나친 의존이 실수로 드러났다며 “중국이 미래의 경제를 정의할 산업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주한·주일미군 통합한 '주극동미군' 재창설"

이날 포럼에서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에서 이뤄진 외교관계 개선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가칭 ‘극동사령부’를 재창설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가칭 ‘주극동미군’(US Forces Far East)으로 통합해 인도태평양사령부 예하에 두거나 별도 사령부로 독립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종전 뒤인 1947년 한국과 일본을 관할하는 극동사령부를 창설했다가 1957년 태평양사령부에 병합시키면서 해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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