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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 황금시대’…중국에 세 번째 디즈니랜드 지어질까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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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디즈니랜드. 사진 셔터스톡

상하이 디즈니랜드. 사진 셔터스톡

최근 중국 온라인에서는 “디즈니가 중국에 세 번째 디즈니랜드를 만든다”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칭다오·우한·톈진·청두 등 일선도시(一線城市·중국의 대도시)가 입지 후보로 거론됐다. 사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개장하던 2016년에도 비슷한 소문으로 인터넷이 떠들썩했다. 중국 내에서 충칭과 청두가 디즈니랜드 유치를 놓고 경쟁할 것이라는 소식이 떠돌았다.

당시 충칭시 대외경제무역위원회는 “중국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설립하지 않을 것이며 한 국가에 3개의 디즈니랜드가 건설된 전례가 없다"라는 디즈니의 공식 답변을 전달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일선도시마다 늘 ‘디즈니랜드 유치 루머’가 따라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전 세계에는 6개의 디즈니랜드가 있다. 디즈니의 본토인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와 올랜도 그리고 홍콩, 상하이, 도쿄, 파리에 각 하나씩 있다. 이들을 분석해 보면 디즈니랜드는 지역의 레저 및 엔터테인먼트 수준을 향상했을 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의 발전을 이끌었다.

동방명주탑. 사진 셔터스톡

동방명주탑. 사진 셔터스톡

올해 상하이 국제관광휴양지는 상하이 디즈니랜드 개장 7주년을 맞아 관련 데이터를 발표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지난 7년 동안 누적 관광객 1억 1300만 명 이상, 관광수입 615억 위안(약 11조 3228억 원) 이상, 직접 일자리 1만 5000개를 창출했다. 여기에 직접 일자리 1개당 46개의 간접 일자리를 창출했다.

정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상하이 본토 유명 관광지의 관광객 증가를 이끌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문을 연 2016년, 상하이 동방명주탑의 방문객은 465만여 명으로 2015년에 비해 16.9% 증가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유치 확정까지 10년 걸렸다

사진 바이두사진

사진 바이두사진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자랑하는 상하이 디즈니랜드. 그러나 유치 확정까지 무려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이는 디즈니의 꼼꼼한 부지 선정 기준이 한몫했다.

디즈니랜드 입지 선정은 우선 현지 GDP를 고려한다. 1979년, 디즈니랜드가 택한 첫 해외 시장은 도쿄였다. 당시 일본의 1인당 GDP는 9000달러 초반이었는데, 이후 도쿄 디즈니랜드가 개막한 1983년 1만 달러를 돌파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 디즈니는 아시아 두 번째 디즈니랜드를 구상했다. 수많은 아시아 도시가 관심을 보였고, 여러 협상에서 조건이 가장 두드러진 홍콩이 낙점되었다. 1998년 홍콩의 1인당 GDP는 약 2만 5000달러로 당시 상하이의 6.7배에 달했다. 당시만 해도 대다수의 중국 본토 거주자의 소비 능력은 업계에서 인정하는 놀이공원 소비 수준에 못 미쳤다.

그러나 도쿄 디즈니랜드의 초고속 수익 성장을 맛본 디즈니는 아시아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집중했다. 홍콩 디즈니 공사가 한창일 때도 디즈니랜드는 중국 본토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디즈니는 본토 시장의 잠재력, 규정 및 정부 승인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입지 선정 소식부터 최종 확정까지 10년 넘게 진행된 상하이 디즈니 프로젝트. 결국, 2009년에야 디즈니랜드가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유치를 발표했다.

2009년 상하이의 1인당 GDP는 1만 1000달러로 1997년 디즈니와 처음 접촉했을 때와 비교하면 6배 가까이 뛰었다. 중국 경제의 약진 역시 디즈니랜드 유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테마파크 시장, 그 전망은?

많은 이들의 염원에도 중국의 세 번째 디즈니랜드 유치 가능성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희망적이지 않다. 린환제(林煥傑) 중국테마파크연구원장은 디즈니랜드끼리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에 세 번째 디즈니랜드를 만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오랫동안 세계 최연소 디즈니랜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이 '테마파크 황금시대'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톈펑증권(天風証券)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테마파크 시장이다. 중국의 테마파크 사업은 늦게 시작된 편이지만, 단기간에 큰 발전을 이뤘다. 1989년 개원한 선전의 금수중화(錦繡中華)가 중국의 첫 테마파크로 이후 30여 년간 중국 국산 테마파크가 곳곳에 생겨나며 그 시장을 키웠다.

최근에는 외국계 테마파크가 계속해서 중국 본토에 진출하고 있다. 2021년에는 베이징에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설립됐으며, 올해 말 상하이에 프랑스의 세계적인 역사 테마파크 퓌뒤푸(puydufou)가 개장한다. 퓌뒤푸는 세계 유일의 역사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 브랜드다.

해피밸리 우한. 사진 바이두백과사전

해피밸리 우한. 사진 바이두백과사전

빠르게 발전하는 중국의 테마파크 산업. 그러나 그 분포는 고르지 않다. ’2023년 중국 테마파크 산업 파노라마 지도(2023年中國主題公園行業全景圖譜)'에 따르면 중국 동부 지역 11개 성과 시가 보유한 테마파크 수는 무려 중국 전역의 58.08%를 차지한다. 중부와 서부 지역은 각각 23.33%와 18.75%를 차지하는 데에 그쳤다. 중국 중서부 지역에 디즈니랜드 유치 루머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해피밸리(歡樂谷·Happy Valley), 판타와일드 어드벤처(方特歡樂世界·Fantawild Adventure), 장융환락세계(長隆歡樂世界) 등 중국의 토종 테마파크의 활약도 눈에 띈다. 대규모 사업, 체인 수 및 광범위한 지리적 배치로 현지 본토 테마파크가 중국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하고 있다. 맥킨지는 2025년까지 중국 토종 테마파크가 70~75%의 관광객을 수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테마파크, 전 세계적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

전 세계적으로 테마파크의 소득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인다. 더파크데이터베이스(TheParkDatabase)가 전 세계 327개 테마파크의 재무자료를 집계한 결과,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버는 테마파크는 전체의 4%에 불과했고, 이들 소득이 전체 테마파크 소득의 60%를 차지했다.

중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21 중국 테마파크 경쟁력 평가 보고서(2021中國主題公園競爭力評價報告)'에 따르면 중국은 1980년대 이후 지금까지 3000개에 가까운 테마파크를 개발했다. 그러나 수익을 내는 곳은 약 10%에 불과해 약 90%의 테마파크가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테마파크는 수익의 80% 이상이 입장료에서 나올 정도로 기획상품 등 기타 수익 경로 개발이 약하다. 위험성이 큰 단일 수익 모델이라는 점이 대부분의 중국  테마파크가 적자인 원인이다.

디즈니랜드는 좋은 롤모델이 된다.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제작부터 테마파크, 브랜드 제품 라이선스, 프랜차이즈 운영까지 수익 경로를 다각화한 수익모델을 갖추고 있다. 이것이 디즈니랜드에 계속해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외국 브랜드, 토종 브랜드 상관없이 테마파크 시장에서 오랜 세월 건재하려면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계속해서 소비자를 유입해야 한다. 테마파크의 핵심은 결국 스토리텔링이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속해서 들려주고 확장할 수 있는 테마파크가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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