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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장 열자마자 오발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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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 1일 경북의 수렵장이 개장된 이후 첫 총기 사고가 발생하는 등 수렵철을 맞아 사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8시 50분쯤 경주시 건천읍 오봉산(해발 6백40m) 중턱에서 사냥을 하던 오모(51)씨가 동료 현모(45)씨의 산탄총에 맞았다. 오씨는 얼굴.눈밑.팔 등 7곳에 산탄을 맞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씨는 "숲속에서 사냥개가 갑자기 뛰는 바람에 고라니인 줄 알고 총을 쐈다"며 "오씨는 이미 산 위로 올라간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불과 30여m 떨어진 곳에 있었다. 다행히 산탄이 피부에 얕게 박혀 중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씨를 불러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제는 어느 때보다 사냥꾼의 총기 사고 우려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광역자치단체인 도 전체가 순환수렵장으로 개방됐으나 올해부터 시.군별로 수렵장을 열면서 사냥꾼이 좁은 지역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의 순환수렵장은 경주.영주.문경시와 예천군 등 4개 시.군으로 지난 1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개방된다.<수렵 허용지역>

경북도와 경찰은 수렵기간중 2천여명의 사냥꾼이 몰릴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주민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멧돼지 사냥꾼이 몰리는 예천군 보문면 주민 이모(49)씨는 "가을걷이도 덜 끝난 때에 사냥꾼이 개를 끌고 돌아다녀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농사가 끝난 뒤 수렵장을 열어야 주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북도는 1천5백여명의 감시원을 주요 사냥 현장에 배치해 수렵 금지구역에서의 사냥과 안전사고방지를 위한 활동을 펴기로 했다. 하지만 산속 곳곳에서 수렵하는 이들을 감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경북도와 경찰은 사냥꾼에게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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