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 도발 없어도 매년 연합훈련…ICBM 대비 우주까지 공조확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미·일 정상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약속한 군사훈련 정례화는 지속성을 담보해 나가는 3국 군사공조의 교두보로 평가받는다. 이를 토대로 3국 간 군사협력 영역을 넓혀가는 작업이 본격화할 태세다.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캠프 데이비드 정신’ ‘캠프 데이비드 원칙’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중 군사 분야의 구체적 이행 수순은 공동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서 언급됐다. “3자 훈련을 연 단위로, 훈련 명칭을 부여해 다영역에서 정례 실시할 것”이라는 대목이다.

공동성명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증강된 탄도미사일 방어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증강된’이라는 수식어는 기존 비정기적으로 실시된 3국의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과 대잠전 훈련을 체계화한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한·미·일 정례 군사훈련에 한·미 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 같은 이름을 붙여 북한 위협을 매개로 군사 분야에서만큼은 한·일 관계라는 변수를 최소화한 채 3국 공조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3국 정상 간에 최초로 다년간의 3자 훈련계획 수립에 합의했다”는 대통령실 설명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동안 3국 군사훈련은 정례적 성격이 아닌, 북한 도발에 즉각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 열린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의 경우 모두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겨냥해 지금까지 네 차례 실시됐다. 현 정부 들어 두 차례 실시된 대잠전 훈련도 북한 위협이 가시적으로 떠올랐을 때 열렸다. 군 관계자는 “3자 간 훈련 일정을 정례화하면 보다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훈련할 수 있어 대북 억제력도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군 내부에선 3국 대잠전 훈련을 놓고 정례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관련기사

3국 훈련 정례화가 언급되면서 다영역(multi-domain)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상·해상·공중에 이어 사이버와 우주를 아우르는 미래 미군의 작전 수행 영역에서도 한·미·일 공조틀이 가동된다는 의미다. 미국은 적국의 해킹에 대응하고 가짜 정보를 통한 비군사적 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해 사이버전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우주전은 적국의 통신정보를 교란하고 수집하는 등의 활동으로, 북한 ICBM 등 장거리 미사일이 우주 공간을 비행할 때 수행된다. 본토를 향한 직접적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미국 입장에선 한·일 공조의 필요성이 상당한 셈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