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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공급망 3각 연대…‘차이나 리스크’ 공동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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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왼쪽)이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국제개발금융공사(DFC) 본사에서 스콧 네이선 DFC 대표이사(가운데), 다니모토 마사유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상무이사와 만나 ‘한·미·일 3국의 인프라 협력 확대를 위한 금융협력 MOU’에 서명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왼쪽)이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국제개발금융공사(DFC) 본사에서 스콧 네이선 DFC 대표이사(가운데), 다니모토 마사유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상무이사와 만나 ‘한·미·일 3국의 인프라 협력 확대를 위한 금융협력 MOU’에 서명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발표한 한·미·일 경제 협력의 핵심은 ‘차이나 리스크’의 해소다. 첨단산업에서 거세지는 중국의 도전을 막고자 기술 탈취와 공급망 교란 등에 공동 전선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미·일 3국 정상은 ▶공급망 ▶기술 ▶금융 3분야에서의 경제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가장 관심을 끈 것은 공급망 분야에서의 연대다. 한·미·일은 개별 국가가 이미 가동하는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EWS)을 연계하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예를 들어 핵심 품목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핵심 국가’를 선정한 뒤, 한·미·일이 해당 국가 재외공관을 중심으로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공급망에서 약점을 가진 한국은 미국·일본의 정보와 외교력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기대할 만하다. 특히 이미 일부 자원을 무기화하고 있는 중국에 보다 효과적 대응이 가능하다.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은 첨단산업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한·미·일은 특히 반도체·2차전지·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생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과 기술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는 미국, 소재에서 앞선 일본은 강점 분야가 달라 상호보완적 시너지가 크다. 예컨대 반도체의 경우 설계(미국)-장비(일본)-생산(한국)으로 이어지는 공조 체제가 강화된다.

한·미·일은 새롭게 발전하는 ‘핵심 신흥 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3국의 연구기관에서 공동 기술 개발은 물론 국제 표준화와 인력 교류까지 함께 추진한다.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한 3국이 협력해 중국 등에 미래 첨단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 ‘블록화’가 가능해진다.

한·미·일은 역사상 처음으로 3국 산업·상무장관 연례회의도 신설한다. 역시 처음으로 신설되는 한·미·일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이 논의되면 최근 한국 경제를 괴롭혔던 강달러 기조를 완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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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이번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발전을 견제해 온 바이든 미 행정부의 무역 규제에 동참하는 것을 한국이 일본보다 조금 더 주저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좋은 절충안일 수 있다”면서도 “중국을 최대 무역 파트너로 둔 일본과 한국에 경제적 역풍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글로벌 경제의 위험 요소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일의 공조 체계 구축은 반드시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중 갈등 이후 중국 경제가 침체로 가고 있기 때문에 한·미·일 경제협력은 경제적 역풍을 가져오기보다 오히려 시의적절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경제단체는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성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본부장은 “3국 간 협의체 출범은 안보를 넘어 경제·기술·문화 등 동맹의 지평을 크게 확장했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제안보 분야에서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첨단 혁신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결정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국이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자유·번영·평화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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