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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미안” 얼음물 들고온 군산 주민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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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위기의 잼버리에 쏟아진 손길

지난 5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에서 대원들이 워터슬라이드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5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에서 대원들이 워터슬라이드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폭염과 위생 논란 등으로 일부 참가국의 조기 퇴영 사태까지 빚어진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 지역 주민과 의료계, 기업 등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폭염 속 잼버리 의료 지원을 위해 전날 세브란스병원·서울대병원·고려대안암병원·중앙대병원·삼성서울병원에서 의사 17명, 간호사 18명 등 의료 인력 55명이 추가로 투입됐다.

대한병원협회·대한의사협회·대한간호협회·대한약사회 등도 현장에 지원단을 보낸다. 의협 관계자는 “의료 인력이 더 필요하면 회원을 추가로 모집해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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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잼버리 영지 내에 마련 된 119 무더위 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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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관문인 ‘웰컴센터’ 1층엔 전라북도약사회와 대한의사협회 소속 약사·의사 등 10여 명이 환자를 맞았다. 김현수(59) 약사는 “해충 기피제와 벌레에 물렸을 때 먹는 약, 감기약 등이 제일 많이 나간다”며 “오전에만 15명 정도 약을 받아갔다”고 말했다.

삼성이 잼버리에 지원한 전동 카트.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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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도 폭염에 지친 잼버리 참가자를 돕기 위해 나섰다. 전북 군산의 자원봉사 모임인 ‘군산 우물’ 측은 대회 기간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등지를 찾는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지난 4일부터 매일 생수 1000병과 이온음료 500병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군산 우물 측은 4일 페이스북에 “어른들이 미안해”라며 이런 내용을 알리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들은 시원한 얼음물·이온음료를 참가자에게 건네기 위해 꽃게 냉동고까지 동원했다. 군산 우물 총괄매니저인 남상천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생수 무상공급을 결정했는데, 12시간 만에 목표 금액(200만원)을 채웠고, 48시간 만에 950만원이 모였다”고 말했다.

삼성이 잼버리에 지원한 에어컨 장착 간이 화장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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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도 팔을 걷고 나섰다. 삼성은 7일부터 신입사원 150여 명을 대회 현장에 파견해 쓰레기 분리수거 등 환경미화 활동을 돕도록 한다고 6일 밝혔다. 또 잼버리 참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은 에어컨이 장착된 간이화장실 7세트와 살수차 5대, 전동카트 11대, 건강음료 20만 개 제공 등의 지원활동을 했다.

LG그룹은 생수와 이온음료 총 20만 병을 제공하고,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늘막(MQ텐트) 300동과 위생용품 5만 개를 지원하기로 했다. HD현대 역시 120여 명의 봉사단을 대회 현장에 긴급 파견했고, 아모레퍼시픽그룹은 4만 개의 선크림을 지원했다. SPC그룹은 행사 기간 매일 파리바게뜨 아이스바와 SPC삼립 빵을 3만5000개씩 제공하기로 했고, 한국무역협회는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와 함께 쿨스카프 4만5000개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대회장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GS25는 지난 4일부터 매일 생수 4만 개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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