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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대상 객관성 살리기 "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한해 가요계를 결산하고 활발한 활동을 벌인 가수·음악인들에게 영예를 돌리는 연말 가요대상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가요계는 올해를 석권하는 대상수상대열에 오르기 위해 한창 들끓고 있다.
가수들은 특히 연말에 가요상을 차지하기 위한 인기관리에 더욱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이 같이 연말 가요상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권위 있는 인기조사제도가 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연말 대상수상이 한해 활동은 물론 미래의 인기 기반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구나 일선 가요관계자들은 『수상여부가 가수들의 주요 수입원인 밤무대·콘서트·지방공연·CF등의 수입 수준을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인기가수들이 연연해하는 가요상들은 몇몇 문제점들을 안고 있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송사와 일부신문사들이 가요상들의 대부분을 경쟁적으로 주도하고 있으나 공적인 권위를 가질만한 가요상의 정착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대부분의 가요상 심사는 지나치게 트롯위주의 전통가요를 중시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소외된 다른 새로운 장르가 진작되고 발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상후보 선정과 심사과정은 때때로 비합리적이며 주관적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한햇 동안 인기가 높았던 가수의 숫자가 매년 고정돼 있을 리가 없는데도 관례적으로 「10대」「7대」의 틀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어 인기가수의 폭이 실제이상으로 확대되거나 또는 축소되는 경우도 있다. 또 주요 판정기준중의 하나인 엽서투표집계의 경우 투표자들은 심리적으로 하반기에 유행한 음악에만 쏠려 상반기 히트곡들은 점수 얻기가 어려운 편이다.
이에 맞춰 레코드 기획자들은 가을 이후에 노래가 히트할 수 있도록 발매시기를 산정 하는 것이 상례가 돼있을 정도다. 또한 수상을 노리는 가수들 측은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몰표」를 보내는 등 객관성이 의심받기도 한다.
또 판정기준이 되는 레코드 판매량의 경우 레코드사나 도매상의 집계와 수요자들의 구매와는 현실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정확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여러 문제점들을 개선키 위해 KBS·MBC등 가요상 주최측은 올해 시상자체나 심사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KBS가요대상」을 시상(15일 발표, 29일 시상)하는 KBS는 지난해와 달리 담당·관련PD 40여명의 사전심사와 KBS컴퓨터에 입력된 TV·라디오 방송횟수를 프로그램별로 뽑아 후보순위를 매기기로 했다.
또 내외전문가들의 2차에 걸친 심의를 거치고, 가요계 내에서의 나눠먹기식이 되지 않기 위해 몇몇 관심 있는 가요계 밖의 인사들도 심사위원으로 위촉키로 했다.
MBC라디오도 지난해 인기순위 20위까지를 결정하고 최고 인기가수를 따로 시상한 것과는 다르게 무순위로 인기가수 15명만을 선정, 90년 가요계를 총결산하는 프로그램으로 대체키로 했다.
「10대 가수 가요제」(17일 발표, 31일 시상)를 주최하는 MBC-TV는 객관적 인기자료를 얻기 위해 갤럽조사연구소에 상·하반기 별도의 인기도 조사를 의뢰하는 한편 전국 소매 레코드상 실제판매량을 조사키 위해 50여명의 조사원을 현지에 투입키로 했다. <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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