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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전 이후 첫 中방문…"고립 상황 속 동맹강화 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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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0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담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 3월 20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담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0월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크렘린궁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 3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한 이후 7개월여 만에 두 정상이 다시 조우하게 될 전망이다.

로이터‧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취재진에게 “푸틴 대통령이 중국의 초청을 받아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포럼이 열리는 오는 10월 중국에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대일로는 육상 실크로드(중앙아시아~유럽)와 해상 실크로드(동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유럽~남미)를 건설해 해당 국가들과 경제 공동체를 만드는 사업이다. 지난 2013년 시 주석의 지시로 시작됐다. 일대일로 포럼은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열린다. 푸틴 대통령이 참석 예정인 포럼은 '일대일로' 사업에 협력하는 주요국들이 교류하는 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방문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양국 간 무역과 경제 협력"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국제 상황에 대한 양국 관점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 대해 "러시아가 서방 세계에 고립된 상황에서 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의 동맹을 공고히 하려는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을 한 상황에서도 지난해 2월 4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다. 또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확장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당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20일가량 앞둔 시점이었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 공동성명이 러시아에 침공 정당성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 양국 간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3월 시 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양국 관계가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날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와 인도의 초청도 받았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오는 8월 푸틴의 튀르키예 방문을 희망했다고 전했다. 또 오는 9월 인도도 자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을 초대했다고 했다. 다만 두 일정 모두 푸틴 대통령의 참석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22~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초대받았으나 가지 않고 화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을 불법으로 이주시킨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ICC 관련 국제조약인 로마협약에 서명한 남아공은 푸틴 대통령이 자국에 오면 원칙적으로 체포할 의무가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푸틴 대통령이 브릭스에 참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튀르키예·인도는 ICC 로마협약에 서명한 당사국이 아니라 푸틴 대통령의 방문이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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