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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카 1000만 시대…이통 3사도 참전했지만 ‘먹통’ 우려도

중앙일보

입력

커넥티드카 서비스가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진 현대차그룹

커넥티드카 서비스가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커넥티드카 서비스’ 가입자가 전 세계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2003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지 20년 만이다. 앞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되지만, 서버 다운이나 해킹 위험 등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커넥티드카 서비스 가입자 수는 2018년 5월 100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2021년 8월 500만 명, 이달에는 1000만 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유럽‧인도 등 해외 50여 개국에도 출시됐다. 앞으로 3년 내에 2000만 명대에 이를 전망이다.

시장 규모 2032년 200조원 전망
커넥티드카는 자동차 소프트웨어에 무선 네트워크를 결합해 차량 이용의 편의를 높인 서비스다.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해 285억 달러에서 매년 18.4%씩 성장해 2032년 1535억 달러(약 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특허청에 따르면 한국·미국·중국·유럽연합(EU)·일본 등 주요 5개국(IP5)에 출원된 커넥티드카 관련 특허 출원 건수가 2011년 2077건에서 2020년에는 8116건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중 중국이 1만9103건(34.7%)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1만2831건), 일본(1만1456건), 한국(4731건) 순이었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지난 4월 독일 BMW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요금제를 선보였다. 통신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차량용 요금제를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스마트폰 요금제처럼 데이터‧음성‧문자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e심(eSIM·내장형 가입자식별모듈)을 통해 차량을 독립된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완성차-통신업체 간 협업은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AT&T와 제휴해 내년 출시를 목표로 5세대 통신(5G)을 탑재한 커넥티드카를 공동 개발 중이다. 일본 도요타는 2020년 NTT와 상호 지분 교환에 합의했다. 베이징자동차그룹(BAIC)도 차이나텔레콤과 커넥티드카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현대차·기아 커넥티드 카 서비스 세계 시장 가입자 수 추이.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 커넥티드 카 서비스 세계 시장 가입자 수 추이. 사진 현대차그룹

커넥티드카 서비스 가입 차량이 늘면 이들이 생성하는 교통 신호와 차량 운행 정보 등 빅데이터도 증가한다. 이처럼 방대한 정보로 한층 더 진보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개발하고 데이터 분석과 처리 속도를 높여 최적 경로 안내 등 서비스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 NTT는 지난 2월 도요타 차량으로 들어오는 데이터를 활용해 쇼핑몰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분산시켜 탄소 배출량을 낮추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커넥티드카 해킹·먹통 우려 여전
다만 서버가 갑자기 기능을 잃거나 해킹 등의 위험은 여전한 상태다. 국내의 한 완성차 업체 원격 차량 제어 서비스는 지난해 11월 5시간가량 ‘먹통’이 돼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가령 자동차 열쇠를 차 내부에 보관하고, 스마트폰으로 문을 여닫던 고객은 5시간 넘게 차 문을 열지 못해 애를 먹었다. 도요타는 올해 초 서버에 외부 접근이 가능한 오류가 발생해 사용자 215만 명의 데이터 10년 치가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자동차관리법상 정비소에서만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가 가능하도록 묶어 놓은 규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규제 샌드박스(한시적 규제 유예)를 통해 각 업체가 승인을 받은 뒤 2년 동안 OT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법률이 개선되지 않으면 다시 규제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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