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팩플] '넥슨 3대 주주' 사우디, 1700억 어치 더 산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AP=연합뉴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넥슨에 1700억원가량을 추가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PIF는 넥슨 지분 10.23%를 보유하게 됐고, 사실상 3대 주주다. K-게임에 오일머니가 추가 유입될지 관심이 쏠린다.

무슨 일이야 

도쿄 증시 상장사인 넥슨은 주요 주주인 PIF가 자사 주식 632만 주를 추가 매입해 10.23%를 보유하게 됐다고 26일 공시했다. PIF는 지난해 초 2조원 가량을 투자해 넥슨 주식 9.14%를 보유했고, 이번에 지분율을 1.09%포인트 늘렸다.

넥슨 측은 “PIF는 회사와 별도 거래가 아닌, 장내 매수 형식으로 추가 지분을 매입했다”라고 중앙일보에 밝혔다. 넥슨의 최근 주가로 계산하면, PIF의 추가 매입 금액은 1700억원으로 추정된다. 27일 현재 넥슨 주식은 주당 2773.5엔(약 2만 5173원)이다.

PIF는 넥슨의 4대 주주이지만, 사실상 3대 주주다. 넥슨 1,2대 주주는 지주사인 NXC(지분율 28.61%)와 NXMH(16.74%)인데, NXMH는 NXC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 넥슨 그룹 외부의 주요 주주로는 12.0%를 보유한 일본 마스터트러스트 신탁은행이 있고, PIF와 JP 모건이 각 10.23%씩 동일한 지분량을 보유하고 있다. PIF는 세계 6위 국부펀드로, 운용자산은 500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시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신작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시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신작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우디는 왜

사우디는 석유 위주의 산업 구조를 탈피하는 ‘비전 2030’의 핵심으로 게임 산업을 찍고,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사우디 최고 권력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 겸 총리는 지난해 10월 “2030년까지 게임 개발사 인수와 e스포츠 육성 등에 총 1420억 리얄(약 5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는 MBS 총리 취임 이틀 만의 발표였다.

앞서 지난해 1월에는 PIF 산하에 게임 투자 전문 그룹 ‘새비게임즈그룹’을 만들었는데,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새비게임즈는 출범 후 1년 반 동안 중국 e스포츠 업체와 미국·스웨덴 게임사를 인수하는 등 전 세계 게임업계에 80억 달러(약 10조2000억원)를 투자했다.

이번 넥슨 지분 매입에는 엔화 가치 하락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PIF는 지난해 1~2월에 넥슨 지분 9.14%를 매입하는 데에 2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그런데 최근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떨어졌고, 넥슨 주가도 지난해 초 대비 10~15%가량 하락한 상태다.

K게임 영향은

한국 게임사에 오일머니의 추가 세례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PIF는 지난해 초 1조원 가량을 투자해 엔씨소프트 주식 9.26% 매입해 2대 주주에 올랐으며, 계속 보유 중이다. 지난해 11월 MBS 왕세자 방한을 전후로 해 PIF와 사우디 투자부 등 정부 인사들이 방한해 국내 게임사를 둘러보고 갔다. MBS의 5촌 종질이자 사우디e스포츠협회장인 파이살 빈 반다르 빈 술탄 왕자도 시프트업 등 한국의 중소 게임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당시 사우디 정부 인사들은 회사 규모보다는 개발력과 보유한 지적재산권(IP)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넥슨은 올해 출시한 MMORPG 신작 ‘프라시아 전기’가 흥행 호조세이며 하반기 퍼스트 디센던트, 워헤이븐 등 신작 게임을 내놓을 예정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