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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억압에도...만들고 팔고 마시고 즐긴 위대한 여성 술꾼들[BO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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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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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 드링크
맬러리 오마라 지음
정영은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먼 옛날부터 세상엔 다양한 종류의 술과 그것을 만들고 팔고 마시고 즐긴 여자들이 있었다. ‘흉내 낼 수 없는 간’이라 이름 붙인 음주 모임을 가졌던 클레오파트라, 보드카 무한 지급이란 공약으로 혁명을 이끌어낸 예카테리나 2세, 중세 시대 자신들이 일용할 양식으로 맥주와 와인을 만들었던 수녀들, 또 세계 최초의 여성 바텐더 등.

책은 호모 사피엔스의 먼 조상이 과숙해 발효된 과일을 주워 먹은 그 순간부터 이어진 수천 년 알코올 역사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현존하는 거의 모든 주류의 탄생과 시기마다 가장 위대했던 여자 술꾼 이야기 등 술과 여성들의 에피소드를 엮어나간다. 이 책 한 권이면 술에 대한 전문지식 습득은 문제없다.

특히 술을 마시기 위한 여성들의 기나긴 투쟁의 역사가 흥미롭다. ‘술 마시는 여자를 화형에 처한다’는 항목이 포함된 함무라비 법전부터 무수한 밀주업자와 불법 술집들이 성행했던 미국의 금주법 시대까지 여성의 음주행위에 대한 유구한 억압을 피해 기어코 술을 만들고 팔고 마셔댄 여성들의 흥미로운 투쟁 비화들도 가득하다.

책의 부제는 인류사 뒤편에 존재했던 위대한 여성 술꾼들의 연대기. 참고로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 선택한 최고의 술은 버번(아메리칸 위스키의 한 종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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