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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열 받은’ 지구의 역습…주말 35도 폭염, 한반도 덮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멕시코에 폭염이 덮친 가운데 한 남성이 찬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멕시코에 폭염이 덮친 가운데 한 남성이 찬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최근 전 지구적으로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북반구의 많은 국가가 고온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도 주말 동안 최대 35도에 이르는 때 이른 폭염이 찾아올 전망이다.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많은 지역에서 지난 주말부터 기온이 30도까지 올랐고 일부 지역에서는 고온이 3일 연속으로 이어지는 등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폭염이 시작됐다. 영국 기상청은 열 건강 경보를 다음 주까지 연장했다. 러시아에서도 일부 지역의 기온이 39.4도까지 오르는 등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영국 런던의 한 공원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런던의 한 공원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다 건너 북중미 대륙도 폭염의 기세가 매섭다. 멕시코에서는 해발 2000m 고지대 지역의 온도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39.1도까지 올랐다. 미국 남부 텍사스주의 최대 도시인 휴스턴은 15~20일 사이에 기온이 평년 기온을 웃도는 3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되면서 냉방 전력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텍사스 전력망 사업자 측은 “폭염을 피하기 위해 가정과 기업이 에어컨을 가동하면서 이번 주 텍사스 전력 사용량이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구 온도 역대급 상승 곡선…“엘니뇨+온난화 영향”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지구 전체로 봐도 최근 기온은 예년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미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지난달 전지구 평균 온도는 174년 관측 역사상 세 번째로 높았고, 이달 들어서는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만큼 지구 전체가 달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 서부의 한 해변가에서 사람들이 거센 파도 앞에 서있다. EAP=연합뉴스

인도 서부의 한 해변가에서 사람들이 거센 파도 앞에 서있다. EAP=연합뉴스

이런 고온 현상이 나타난 원인은 두 가지로 꼽힌다. 4년 만에 돌아온 엘니뇨 현상과 오랫동안 축적된 온난화 추세라는 두 변수가 맞물리면서 이례적인 기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높게 유지되는 기후 현상으로 지구 전체의 기온을 0.2도가량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해양대기청의 릭 스핀래드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온실 효과를 통해서 (지구) 시스템에 열을 넣고 있다”며 “그 열에너지는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에 쌓인 열에너지가 폭염은 물론 태풍 같은 극단 기상 현상의 강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인도와 파키스탄 일대에는 초대형 사이클론인 ‘비파르조이’가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근 지역 주민 10만 명 이상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현지 기상 당국은 뱅골어로 재난을 뜻하는 비파르조이가 강풍과 해일, 폭우 등을 동반해 역대급 위력으로 해안가 일대를 강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서 달궈진 공기 유입…최대 35도까지 오를 듯

14일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 인근에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된 그늘막에서 시민들이 햇빛을 피하고 있다. 뉴스1

14일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 인근에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된 그늘막에서 시민들이 햇빛을 피하고 있다. 뉴스1

한국 역시 이번 주말에 전국적으로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기 상층에 있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비가 자주 내리고 우박까지 떨어졌지만 16일부터는 중국에서 달궈진 따뜻한 공기가 한반도에 유입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온이 점차 오르면서 주말인 17~18일에는 전국 대부분이 30도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18일에는 강원 춘천이 34도, 전북 남원은 35도까지 오르는 등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하는 곳이 많을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는 올해 처음으로 폭염 특보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맑은 날씨에 강한 햇볕이 더해지고 따뜻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올 수 있는 좋은 조건이 갖춰지면서 낮 기온이 상당히 많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19일까지도 기온이 높은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야외 활동이나 작업 시에 건강 관리에 특히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30일부터는 기온이 다시 내려가면서 폭염의 기세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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