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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캣 오명’ 중국판 다이소, 뉴욕 타임스퀘어 입성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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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다이소’ 미니소(名創優品·MINISO)가 해외 시장으로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과거 카피캣이라 불리던 미니소는 IP 상품을 기반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내며 화제를 모았다.

사진 난팡두스바오 캡처

사진 난팡두스바오 캡처

지난 5월 20일, 뉴욕 타임스퀘어의 한 매장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섰다. 미니소의 첫 번째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개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타임스퀘어 42번가와 7번가가 교차하는 중심가에 자리 잡은 미니소 플래그십 스토어는 1000㎡에 달하는 대형 매장이다. 이 매장은 개장 첫날 매출 55만 위안(약 1억원)을 기록하며 미니소 글로벌 매장 일일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IP 랜덤 박스로 美 시장 공략

사진 난팡두스바오 캡처

사진 난팡두스바오 캡처

이번에 새로 문을 연 미니소 뉴욕 매장은 직영 방식으로 운영된다. IP 상품을 중심으로 랜덤 박스, 완구, 주얼리, 뷰티, 간식, 전자기기, 캐릭터 인형, 디퓨저 등을 판매한다. 미니소 해외사업부 미국 지사 리린(李林) 총경리는 난팡두스바오(南方都市報)와의 인터뷰에서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랜덤 박스 진열대가 보이는데, 미국에서 랜덤 박스의 인기가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미국은 글로벌 최대 IP 상품 소비 시장이며, IP 상품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랜덤 박스 안에 든 IP 상품을 손에 넣기 위해 매장 앞에 장사진을 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미니소 관계자는 설명한다.

뉴욕 맨해튼의 중심 타임스퀘어는 임대료와 인건비가 기타 지역의 몇 배를 웃돈다. 리린 총경리는 “타임스퀘어 플래그십 스토어 개장은 미니소의 브랜드 업그레이드 측면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이라며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중심지에 서야 하며, 타임스퀘어가 바로 그런 장소”라고 설명했다.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미니소의 브랜드 가치와 글로벌 영향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사진 insdaily 캡처

사진 insdaily 캡처

미니소 타임스퀘어 플래그십 스토어는 개장 첫날 일일 매출 1억원을 돌파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수많은 사람이 매장 앞에 줄을 섰고, 미니소는 캐릭터 인형과 프로모션 행사를 통해 화제성을 높였다. 이날 ‘미니소 타임스퀘어점’ 관련 사진과 영상은 틱톡 등 SNS를 도배하기도 했다.

현재 미니소는 미국 10개 주에 약 7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이 경제 수준이 높은 연해 지역에 분포되어 있으며, 2023년 연내 미국 매장을 총 10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창립 10주년, 5년 내 해외 2000 매장 목표

미니소는 이번 1분기 해외 매출 8억 위안(약 1468억 8000만원)을 달성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55% 증가한 수치로, 매출 증가의 주요 원인은 해외 매장 수 증가와 해외 매장의 평균 매출이 동기 대비 38.1% 늘어난 덕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북미 시장의 실적을 괄목할 만하다. 이 지역 매출은 동기 대비 100% 이상 늘어났으며, 미니소의 해외 최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미국 시장의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현재 미니소 북미 매장의 실적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미니소 발표에 따르면, 미니소 미국 단일 매장의 GMV는 동기 대비 68% 늘어났으며, 이는 지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5배가 넘는 수치다.

2022년 12월 31일 기준, 미니소의 글로벌 매장은 5440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 국내 매장은 동기 대비 157개 증가한 3325개였고, 해외 매장은 동기 대비 238개 늘어난 2115개로 집계됐다. 미니소 창업자 겸 CEO 예궈푸(葉國富)는 앞서 난팡두스바오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해외 시장이 미니소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동남아, 유럽, 미주, 중동, 남미가 미니소의 해외 중점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 둥팡차이푸왕 캡처

사진 둥팡차이푸왕 캡처

2023년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미니소는 “해외 시장과 상품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글로벌 전략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대해 리린 총경리는 “향후 글로벌 총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 시장에서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리 총경리에 따르면, 2023년 미니소는 350~450개 해외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며, 그 가운데 40%는 아시아에, 30%는 미주에 마련할 방침이다. 이어 향후 5년 내 해외 매장을 2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과거 미니소는 무인양품의 카피캣이라 불렸다. 무인양품처럼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표방하고, 일본의 이미지를 가져가기 위해 브랜드 로고에도 일본어를 병기했다. 유니클로와 비슷한 형태의 로고로 뭇매를 맞기도했지만, 그조차 ‘일본풍’을 위한 의도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미니소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더는 일본풍 이미지를 내세우지 않으며 자체 브랜드 이미지 수립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미니소는 디즈니, 마블, NBA 등 유명 IP와의 협업 제품뿐만 아니라, 중국·미국·한국·일본 4개국에 디자인 센터를 설립해 자체 제작 상품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 미니소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약 5500개의 매장을 보유한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카피캣에서 IP 특화 브랜드로 변신을 꿈꾸는 미니소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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