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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하순 폭염, 7월 폭우 가능성…"다이내믹 여름 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초여름 더위가 이어진 8일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버류정류소에 안개형 냉각장치(쿨링포그)가 가동돼 열기를 식혀주고 있다. 뉴스1

초여름 더위가 이어진 8일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버류정류소에 안개형 냉각장치(쿨링포그)가 가동돼 열기를 식혀주고 있다. 뉴스1

올해 봄철 기온이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름에도 장마 이전인 6월 중순부터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은 수준의 폭염이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9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3년 봄철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봄철(3~5월) 전국 평균기온은 13.5도로 평년보다 1.6도 높았다. 1973년 기상청이 전국으로 기상 관측망을 확충한 이후 역대 가장 높은 기록이다. 지난해에도 전국 봄 평균 기온이 13.2도로 역대 최고치에 올랐는데 1년 만에 기존 기록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기상청은 “봄철에 전반적으로 평년에 비해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은 가운데, 따뜻한 남풍이 자주 불어 기온을 상승시켰다”고 설명했다.

따뜻한 남풍으로 기온 상승…강릉 35도까지 올라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3월에는 유라시아 대륙의 따뜻한 공기가 서풍류를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되면서 평년보다 3.3도나 높은 9.4도를 기록했다. 이렇게 역대 3월 기온 신기록을 쓰면서 봄철 기온을 높이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4월은 동아시아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염의 간접 영향을 받기도 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이례적으로 발생한 고온 구역이 중국 남부지방까지 확장했고, 그 영향으로 한반도 주변에도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이 강화되면서 한국 역시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5월 중순에도 전국적으로 고온이 나타났는데, 동해안 지역은 푄현상까지 더해지면서 30도를 훌쩍 넘었다. 16일 속초는 34.4도, 강릉은 35.5도를 기록해 5월 최고기온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봄철 황사도 예년보다 지독했다. 봄철 전국 평균 황사 일수는 9.7일로 평년보다 4.4일 더 많았고, 서울은 15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지난 봄철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서유럽·남미 등 전 세계적으로 고온 현상이 나타났고, 특히 5월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침수 피해가 발생한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장마 시작 전부터 지역적 폭염 가능성

초여름 더위가 이어진 8일 대구 중구 동성로관광안내소 앞 바닥분수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이 양산을 펼쳐 뙤약볕을 피하고 있다. 뉴스1

초여름 더위가 이어진 8일 대구 중구 동성로관광안내소 앞 바닥분수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이 양산을 펼쳐 뙤약볕을 피하고 있다. 뉴스1

기록적인 봄철 고온 현상으로 인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에도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온난화의 영향으로 여름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면서 폭염의 발생 기간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50년(1973~2022년) 동안 전국 평균기온이 6월은 1.4도나 올랐고, 7월과 8월도 각각 0.9도 올랐다. 보통 장마가 끝나고 7월 중순~8월 중순이 폭염 발생의 전성기이지만 최근 들어 6월 폭염의 발생이 증가하는 것도 이런 기온 상승 흐름의 영향이 크다.

기상청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는 이달 중~하순에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장마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지역에 따라 폭염이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은 “북극 소용돌이가 강해지면서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수축되고 중위도에 정체 고기압이 발생하는 패턴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여름의 초입인 6월 중~하순을 폭염 발생이 가능한 기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엘니뇨 영향으로 7월 많은 비…다이내믹한 여름 될 것”

다만, 2018년과 같은 역대급 폭염이 올여름에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폭염연구센터는 올여름 한반도 폭염일수가 평년(10.5일)과 비슷하거나 많은 수준인 10일~14일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7월의 경우 엘니뇨의 영향으로 한반도에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간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온도는 낮을 수 있지만, 수증기가 증가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열대야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8월이 되면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폭염일 수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이내믹한 여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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