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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 주도 'G7 대항마' 브릭스…20개국 모아 美 견제 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가 외연 확장에 관한 논의에 들어갔다. 미국 중심의 주요 7개국(G7)에 맞서기 위해 세를 불리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오는 8월 브릭스 정상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릭스가 회원국 확대와 공동통화 도입 등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모여 회담을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자오쑤 중국 외교부 부부장, 마우로 비에이라 브라질 외무장관, 날레디 판도르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 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수브라마니암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이 1일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브릭스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브릭스가 회원국 확대와 공동통화 도입 등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모여 회담을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자오쑤 중국 외교부 부부장, 마우로 비에이라 브라질 외무장관, 날레디 판도르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 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수브라마니암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이 1일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브릭스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 브릭스 외무장관들은 이날 브릭스 의장국인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신규 회원국을 받아들이는 문제를 브릭스 정상회의에 공식 의제로 올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외무장관 회의는 오는 8월 22~24일 남아공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앞선 예비 회담 성격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이란·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을 포함해 베네수엘라 등이 가입 의사를 대외적으로 표명한 상태다. 아닐 수클랄 주브릭스 남아공 대사는 "20개 이상의 국가가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으로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번 외무장관회의 둘째 날인 2일에 열리는 '브릭스 친구 회의'에는 브릭스 외 최소 15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외무장관도 초청됐는데, 실제로 이들 중 일부는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혔다고 AP가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일 남아공에서 열린 브릭스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한 모습. AP=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일 남아공에서 열린 브릭스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한 모습. AP=연합뉴스

기존 회원국들은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브릭스 확장을 지지한다"며 "같은 생각을 가진 더 많은 국가가 이른 시일 내로 브릭스에 합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가입국 확대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전체 회담과 별개로 파이살 빈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과 1일 남아공 현지에서 양자 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AP는 "러시아와 중국 중심의 브릭스가 외연 확장을 통해 G7과 서방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는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브릭스 외무장관들은 1일 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경제·정치 등 핵심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이 같은 협력은 상호 존중과 이해, 평등, 연대, 개방, 포용, 합의에 토대를 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일방적인 억압적 조치에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 조치는 유엔 헌장에 위배되는 것이자 개발도상국에 특히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릭스 5개국 외무장관들이 1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모여 회담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브릭스 5개국 외무장관들이 1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모여 회담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 밖에 주요 의제인 달러화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통화 도입과 관련해선 "회원국 외교 수장들이 개념적인 형태로 다루게 될 것"이라며 "브릭스 회원국 및 무역 상대국과 금융 거래와 국제 무역을 할 때 현지 통화를 사용하도록 촉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이 공동통화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나, 일각에서 회의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8월 브릭스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남아공 측은 "푸틴 대통령을 초청한 건 맞다"면서도 "이에 대해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최종 입장을 조만간 표명할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남아공은 ICC의 설립 협정인 로마규정 당사국으로, 푸틴 대통령이 자국에 올 경우 ICC의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남아공은 푸틴 대통령이 입국해도 체포되지 않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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