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주한중국문화원(서울 종로구)에서 '차와 천하' 문화 행사 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개막식과 함께 주한중국문화원 전시장(2층)에서는 중국의 명차 생산지인 저장성의 안지바이차, 구저쯔순차의 제조 기술 및 관습 전승자가 전통 차 제조 기법과 다례를 선보였다.
구저쯔순차 제조 기술 및 관습 전승자인 정푸녠(鄭福年)은 현장에서 당나라 전통 제다 방식을 그대로 재현했다. 그는 “실제로는 커다란 솥에서 찻잎을 찌지만 현장 상황에 맞춰 시연한다”고 설명하며 “쯔순차는 회감(回甘·차를 마신 뒤 입안에 감지되는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구저쯔순차 제조 기술 및 관습 전승자인 장원화(張文華)는 안지바이차와 구저쯔순차의 다례 과정을 시연하며 “찻잔에 소금을 아주 살짝 뿌리면 차의 감칠맛이 배가된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참가자들은 갓 내린 안지바이차와 쯔순차를 시음하며 "평소에 흔히 마시던 녹차와는 확실히 향과 맛이 다르다"며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 묻기도 했다.
전시장 초입에는 화려한 색감의 패키지가 돋보이는 차 상품도 전시돼있다. 차보다 커피를 즐겨 마시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시도다. 복잡한 다례 과정을 줄여 하나의 티백으로 구현한 제품부터 캔에 담긴 차, 안지바이차를 목캔디로 만든 제품까지 차 문화의 맥을 잇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지난해 11월 29일 '중국 전통 제다 기법 및 관련 풍습'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 대표 목록에 등재됐다. 세계 차의 날(5월 21일)을 맞아 5월 한 달간 서울 일대에서는 중국 차를 직접 맛보고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저장성 문화관광 사진전은 내달 2일까지 주한중국문화원에서 열린다. 중국 저장성에서 선정한 녹차 및 관광 사진 수상작 40여점이 전시된다.
서울 종로구 북촌 일대 여섯 곳의 다관(茶館)에서는 이달 말까지 시후롱징(서호용정), 안지바이차(안길백차), 구저쯔순(고저자순)을 포함한 중국 명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차와 천하’는 중국문화관광부가 주최하고 중국대외문화교류협회·저장성 문화관광청·주한중국문화원·중앙일보·저장성 문화관광 마케팅센터·한중다도향도협회 등이 주관한다.
이번 행사를 통해 팬데믹으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한중 문화 교류가 차(茶)라는 매개체를 통해 다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임서영 차이나랩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