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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해도 머리 지끈한 '셀프 인테리어', 원스톱 서비스로 끝낸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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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인테리어가 사람 잡네요", "돈만 있으면 업체에 맡기는 게 최고긴 합니다" 셀프 인테리어 정보를 주고 받는 대형 커뮤니티 카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말이다. 개인의 취향에 맞게, 생활 및 동선에 맞게 짜여진 집에서 사는 건 모두의 바람이다. 그 꿈을 실현하고자 셀프 인테리어의 길에 들어선 초보자들은 높은 장벽에 한숨을 쉰다. 정보 수집부터 전체적인 틀을 짜고 적절한 업체를 고르는 모든 과정이 고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런 셀프 인테리어 초보들을 위해 등장한 중국 기업이 있다. 온라인 인테리어 서비스 업체 쿠자러(酷家乐)다.

쿠자러 로고. 사진 쿠자러 기업판 공식홈페이지 캡처

쿠자러 로고. 사진 쿠자러 기업판 공식홈페이지 캡처

쿠자러는 2011년 11월 설립된 항저우(杭州) 췬허커지(群核科技)가 만든 회사다. 디자인·마케팅·생산·관리·공급망 등 인테리어 관련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한다. 2020년 4월 건축 부동산 설계 자산 관리 및 3D 데이터 시각화 플랫폼인 모델로(Modelo)를 인수하며 부동산·건축 분야에 정식 진출했다. 여기에 2021년 2월,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위한 원스톱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이자 데이터 공급망 업체인 항저우메이젠커지(杭州美间科技)를 인수, 부동산·건축·인테리어까지 모두 아우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같은 동의 아파트라 하더라도 면적과 아파트 구조가 상이한 경우가 많다. 골조 시멘트 벽에 수도와 전기 등 기본 배관 시설만 한 상태에서 입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처럼 인테리어가 완비된 집을 ‘징좡팡(精装房)’, 인테리어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기본 배관 시설만 갖춘 시멘트 상태의 집을 ‘마오피팡(毛坯房)’이라고 한다. 한국은 집을 매입한 후 공실로 두는 것을 꺼리지만, 중국은 마오피팡을 구입해 공실로 두고 집값이 올라가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마오피팡은 집주인이 필요할 때 인테리어 공사를 하여 입주하거나 렌트를 주게 되기 때문에 집을 구입하면 인테리어와 관련된 내용을 직접 알아보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쿠자러는 바로 이 점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온라인상에서 손쉽게 인테리어 작업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유료 구독 서비스를 통해 주요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쿠자러 전체 매출 중 약 95%가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에서 나온다.

SaaS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운용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구독료를 내고 인터넷으로 접속해 필요한 SW를 다운받아 사용하는 방식이다.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고 설치에 드는 시간과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쿠자러는 단 10초 만에 고화질 렌더링이 가능해 신속하게 설계를 할 수 있다. 사진 쿠자러 공식홈페이지

쿠자러는 단 10초 만에 고화질 렌더링이 가능해 신속하게 설계를 할 수 있다. 사진 쿠자러 공식홈페이지

SaaS 서비스 제공 기업의 역량은 ▶사용자에게 관련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지 ▶자체 기술 역량을 갖췄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쿠자러는 2013년부터 시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춰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해왔다. 초고속 렌더링(3차원 설계), 3D 디자인 등 최신 기술을 도입 서비스에 적용했다. 현재 쿠자러의 등록 사용자 수는 3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협력 업체는 약 2만 곳 이상이다.

PC 하나면 인테리어 뚝딱…손쉬운 작업 덕에 사용자 3000만 명

기존 렌더링 시스템은 몇 시간이나 소요되는 데 반해 쿠자러는 단 10초 만에 고화질 렌더링이 가능해 신속하게 설계를 할 수 있다. 특히 쿠자러의 기업용 서비스를 보면 중국 국내 업계 중 최초로 3D 클라우드 설계 도구에 H5 기술을 도입해 하드웨어 성능 요구 사항은 줄이고 실행 속도는 크게 끌어올렸으며, 대규모 설계까지 가능토록 했다. 이같은 서비스는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2015~16년 사이 중국의 ‘인터넷 홈 리모델링 사업 붐’ 덕분에 사용자 수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다.

쿠자러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위한 단순 도구 역할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홈 리모델링 산업 체인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쿠자러 기업판 공식홈페이지 캡처

쿠자러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위한 단순 도구 역할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홈 리모델링 산업 체인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쿠자러 기업판 공식홈페이지 캡처

쿠자러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쿠자러 플랫폼에는 800만 명 이상의 디자이너와 2만 개 이상의 브랜드가 협력하고 있다. 이 플랫폼에서만 진행된 누적 렌더링 횟수는 12억 5000만 개 이상으로 매일 40만 개의 홈 인테리어 솔루션이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쿠자러는 방대한 데이터 축적 능력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키웠다.

“기술이 답이다”3D, VR 등 IT 기술 도입으로 몰입감↑

쿠자러는 ▶3D 기술 ▶클라우드 컴퓨팅 ▶VR 등 기술을 바탕으로 전통 인테리어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했다. 이를 통해 효율을 끌어올리고 비용은 낮춰 기업 운영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최종 목표다. 자사 기술을 활용, 관련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론칭한 셈이다. 이 덕분에 각 홈 인테리어 기업은 ‘더 쉽고 빠르게’ 작업을 마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쿠자러는 우선 관련 사업 생태계를 개방, 설계와 생산을 일체화했다. 설계 렌더링을 생산·제조와 연결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모든 단계를 자동화했다. 여기서 핵심은 설계 렌더링을 공장 장비가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 언어로 변환시켰다는 점이다. 이는 2013년부터 다년간 쌓아온 기술력의 결과다.

쿠자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해 설계, 견적, 생산·제조, 시공 등 모든 단계의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설계도와 실제 인테리어 적용 이후 모습의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가구 브랜드와 협력, 바로 주문 제작할 수 있는 제품들을 플랫폼에 적용했다. 현재 홈 인테리어 산업 생태계는 대체로 분산되어 있다 보니 인테리어 도면으로 확인하는 예상 모습과 실제 모습이 다른 경우가 많다. 쿠자러는 가구 및 건축 자재 기업과 협력해 온라인에서 확인하는 도면과 작업 후 모습을 일치시켜 고객으로부터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웠다.

플랫폼에 공유된 실제 사례는 더 많은 고객에게 신뢰를 줬다. 이는 판매율 증가로 나타났다. 쿠자러 플랫폼에 일반 소비자부터 전문 인테리어 디자이너·기업, 가구 및 건축 자재 업체까지 모여 각 니즈에 맞춰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쿠자러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위한 단순 도구 역할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홈 리모델링 산업 체인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온라인에서 확인한 도면과 작업 후 모습. 사진 36Kr

온라인에서 확인한 도면과 작업 후 모습. 사진 36Kr

앞서 설명한 2020년, 2021년 차례로 인수했던 모델로와 메이젠도 이미 쿠자러 사업 생태계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현재 췬허커지는 쿠자러, 쿠홈(COOHOM, 쿠자러의 해외버전), 모델로 중국판인 모다이윈(模袋云), 메이젠 등 브랜드를 보유했다. 특히 모다이윈은 스마트 빌라 설계 솔루션을 출시했으며, 메이젠은 원스톱 콘텐츠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으로서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좀 더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메타버스 기반의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KOOLVR 서비스로 몰입감을 높였으며, KooLive로 가상 라이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현실감 있는 가상공간 구현이 가능하게 했다. 기술을 기반으로 업계의 다양한 니즈와 데이터를 축적해나가고 있는 쿠자러. 적수가 없어 보인다.

🤷‍♂️ 창업자 3인방은 누구?

쿠자러의 공동창업자 3명은 모두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 IT 업계 유수 기업 출신이다.

황샤오황(黄晓煌)은 실리콘밸리에서 고임금을 포기하고 고국으로 돌아와 창업했다. 그는 미국 엔비디아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으며 주로 GPU 프로그래밍 언어인 쿠다(CUDA) 개발에 참여했다. 언제나 ‘혁신’을 추구하던 황샤오황은 엔비디아에서 일하던 때에도 창업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온다. 중국 지방정부 차원에서 해외 유학생을 대상으로 중국 귀국 후 창업할 것을 장려하며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쳤다. 황샤오황은 일리노이대학 석사 시절, 동문이었던 천항(陈航), 주하오(朱皓)를 영입한다. 비슷한 학력과 가치관을 지녔다는 이유에서다.

천항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일했으며, 주하오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했던 인재다. IT 업계에서 손꼽히는 인재들이 모여 2011년 설립한 췬허커지는 향후 업계에서 모회사 이름보다 SaaS 서버 ‘쿠자러’로 명성을 얻게 된다.

창립 초반에만 하더라도 제품과 기술력만 있을 뿐, 이를 온라인에서 손쉽게 운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는 없었다. 황샤오황에 따르면 홈퍼니싱 업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전부터 회사가 보유한 기술을 영화, 게임,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 테스트 삼아 적용해보았다.

황샤오황은 “홈퍼니싱 업계에 있는 대부분 회사 규모가 큰 반면, 정보화 수준이 높지 않다”며 “쿠자러의 경우 바로 이 ‘클라우드 설계 소프트웨어’를 강점으로 경쟁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황샤오황의 아이디어는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이들은 독자적으로 ExaCloud 기술을 개발해 10초 만에 렌더링 기술이 가능토록 했다. 이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인테리어 플랫폼인 쿠자러를 만들었고 빠른 속도와 설계, 견적, 시공 등 일원화된 시스템 덕분에 업계에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임서영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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