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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가이드] 대학생, 장기주택저축 등 체계적 돈관리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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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대학 4년생인 李모(26)씨는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李씨가 갖고 있는 것은 일반 예금통장 2개와 부모님이 들어준 적금 하나가 전부이다.

李씨는 “대학 다닐 때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졸업할 때가 되니 너무 계획성 없이 부모님이 주는 돈만 받아 쓴 것 같다”면서 “용돈과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어떻게 쓰고 얼마나 저축했는지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은게 아쉽다”고 말했다.

오는 5일은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이다. 이번 수능을 통해 내년 3월이면 많은 학생이 새로운 대학생활을 시작한다.새내기 대학생이 돈을 무분별하게 썼다가는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히는 일도 벌어질 것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현재 20대 청년 신용불량자는 무려 69만여명에 달한다. 금융전문가들은 '젊은 신용불량자'가 많은 것은 돈을 벌고, 쓰고, 관리하는 재테크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돈을 모으는 것 못지 않게 돈을 어떻게 쓰느냐도 넓은 의미의 재테크라는 것이다.

외환은행 PB본부 이기철 팀장은 "재테크는 운용자산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되지 않고 재테크란 명목으로 경제.금융 시스템 안에 뛰어들어 보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다"며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수익률과 위험을 감안한 상품을 선택해 나가는 과정이 바로 대학생이 할 수 있는 재테크"라고 말했다.

◇인생을 설계하라=재테크를 하기 전에 장.단기 목표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1년의 단기 목표 성공은 10년 후 장기 목표 성공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취업과 라이프 사이클에 따른 재무설계를 꼼꼼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5년 후 결혼자금, 10년 후 주택구입자금 마련 등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야 여기에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유리하다. 또한 이렇게 목표를 정함으로써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대학 생활도 성실히 할 수 있다.

집을 사거나 결혼할 때 자금이 부족한 경우가 많으므로 이에 대비해 대출금리가 비교적 낮은 은행 위주로 거래해 실적을 많이 쌓는 전략이 필요하다. 재테크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재테크 기사를 모아두거나 증권사 모의투자에 참여하는 것도 재테크 능력을 기르는 방법 중 하나다.

◇자신에게 맞는 상품 골라야=대학생의 주수입원은 용돈이나 아르바이트로 번 돈 등 소액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는 소액으로 수시 입금이 가능하면서 절세가 되는 적립식 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우선 비과세 상품부터 가입하는 게 좋다. 비과세 상품은 이자소득세(주민세 포함 16.5%)가 전혀 없어 일반 상품보다 이자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장기 주택마련 저축이다. 만 18세 이상 무주택자 또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1주택 소유자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분기마다 1만~3백만원까지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다. 돈의 여유가 없는 대학 때는 소액을, 취직한 뒤에는 월급의 일정 부분을 떼 적립하면 된다.

또 내집 마련을 위해 청약통장을 갖는 게 좋다.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통장에는 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등 세 종류가 있다. 청약부금을 포함해 대부분의 적금 상품은 세금우대로 가입할 수 있다. 최근 방카슈랑스 시행으로 은행에서는 청약부금과 보험을 결합시킨 신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을 통해 별도의 보험료 부담 없이 주택청약 자격을 취득하고, 보험혜택도 받을 수 있다.

◇카드 사용도 재테크=일정 소득이 없는 대학생은 개인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지만 부모님을 통해 가족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신용카드사는 일정한 수입이 없는 대학생은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체크카드란 계좌 잔고 범위 내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연체 위험이 없고 신용카드와 맞먹는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들에게 매번 용돈을 주는 번거로움을 덜 뿐만 아니라 일부 상품의 경우 인터넷에 들어가면 언제 충전했는지, 용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알 수 있다. 상품권형 무기명 선불카드인 '기프트카드'도 액면 범위 내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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