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코멘트" 주한 프랑스 대사관 반환 문제에 묵묵부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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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년 병인양요 당시 강화도에 침입한 프랑스군은 외규장각에 보관 중이던 1042종 6130책의 도서 상당수를 불태우고, 행사를 기록한 의궤 등 그림이 화려한 것 위주로 340여 종을 약탈해갔다. 1993년 한국에 고속전철 판매를 추진하던 프랑스는 외규장각 도서를 영구 임대 방식으로 반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올해 6월 한명숙 총리가 프랑스를 방문해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다시 한번 요구했지만 프랑스 측은 도서의 한국 내 전시와 디지털화만 제안했을 뿐 반환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했던 르노 도느디유 드 바브르 프랑스 문화장관도 "좋은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원론적인 말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주철기 주 프랑스 대사는 21일 "양국 정부가 10여 년에 걸쳐 반환협상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영구반환 주장과 문화재의 외국반환을 인정하지 않는 프랑스 정부의 입장이 배치돼 왔다"며 "최근 프랑스 정부 측이 한국 내 순환 전시를 제의한 것은 충분치는 않으나 약간의 진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외규장각 문서의 일부라도 국내에 전시될 경우 영구 전시가 되기를 바라고 있으나 프랑스 측은 문서의 보존문제를 들어 3개월 이상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 네티즌 "독일과 비교된다"=네티즌 사이에선 겸재 작품 반환과 관련, "문화재가 돌아온 것은 기쁘지만, 다른 문화재도 환수돼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선물로 받은 것까지 돌려주는 독일과 약탈해간 문화재도 안 돌려주는 프랑스가 비교된다"(아이디 campon)는 비판이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얻었다. "독일 측이 철두철미하게 운반.관리되길 원했다는데 우리는 부끄러운 줄 알고 잘 보존하자"(아이디 okkott7)는 견해도 있었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서울=한경환.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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