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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남 살인 배후 지목된 부부 압수수색…용인서 남편 체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찰이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납치·살인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는 코인업계 관계자 유모씨를 강도살인 교사 혐의로 경기도 용인시에서 체포했다. 유씨의 부인인 황모씨는 임의동행해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경찰은 유씨 부부의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하고 코인 계좌 등도 들여다 보고 있다.

경찰은 최근 납치·살인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이경우(35·구속)씨와 사전에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보고 유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유씨의 위치를 파악한 뒤 잠복 끝에 체포했다. 체포 당시 유씨는 부인 황씨와 함께 경기도 용인시의 한 백화점 안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서울 수서경찰서는 납치·살해 피의자인 황대한(36·구속)씨와 연지호(30·구속)씨로부터 주범으로 지목된 이씨가 유씨 부부로부터 착수금 4000만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들은 이중 700만원을 이씨가 자신들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씨와 연씨는 또 “주범 이씨가 범행 전 유씨 부부를 수천억대 자산가라고 소개하며 이들과 갈등 관계에 있는 A씨를 살해하면 유씨 부부의 지원으로 폼나게 살 수 있다고 했다” “이씨가 범행 이후 유씨 부부 두 사람에게 5000만원 정도를 받아올 테니 잘 숨어 있으라고 했다” 등의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유씨를 출국금지하고, 영장을 발부 받아 계좌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해 왔다.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들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 중 황모씨, 연모씨로부터 이씨의 뒤에 유모씨, 황모씨 부부가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5일 유씨를 경기도 모처에서 체포했다. 뉴스1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들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 중 황모씨, 연모씨로부터 이씨의 뒤에 유모씨, 황모씨 부부가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5일 유씨를 경기도 모처에서 체포했다. 뉴스1

다만, 이씨의 경우 경찰 조사에서 유씨 부부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해 황대한씨·연지호씨의 진술 내용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이씨 측 관계자는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을 순 있겠지만, (배후에 유씨 부부가 있다는 얘기는) 사실무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유씨 역시 지난 3일 통화에서 “이씨와 돈거래를 한 적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A씨 부부가 대전 쪽에 원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안다. 대전 지역 조직폭력배 출신인 (피의자) 황대한씨가 이씨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A씨 권유로 퓨리에버 코인에 투자한 입장”이라며 “투자 이후 돈을 받지 못했다. A씨 없으면 내가 돈을 못 받는데 해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경찰은 강도살인 교사 혐의를 적용해 유씨 신병을 확보했고,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동시에 진행했다. 경찰은 황씨와 연씨 진술을 바탕으로 유씨의 구체적인 역할과 범행 지시 여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백남익 수서경찰서장은 이날 오전 수서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사건 공범 1명을 추가 입건해 현재까지 입건된 피의자는 5명”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납치·살인 혐의 피의자인 이씨·황씨·연씨를 구속했다. 범행을 제안받고 차량 렌트비 명목으로 196만원도 받았지만 도중 포기한 B씨에 대해서도 강도예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한편 피해자와 구속된 이씨, 이날 체포된 유씨 부부 등이 함께 연루된 코인 투자 관련 형사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2021년 피해자와 이씨가 유씨 부부가 묵고 있던 호텔로 찾아가 코인 투자 손실에 대해 따진 사건이다. 당시 유씨 부부는 피해자와 이씨 등을 감금·공갈 등 혐의로 고소했고, 해당 사건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수사 중이었지만 최근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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