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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들면 푸른 바다가 넘실…일∙휴식 동시에 챙기는 '뷰맛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4일 부산 동구 부산역 인근 아스티 호텔 24층에 개소한 ‘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 워케이션 참가자들이 오션뷰 창가에 앉아 개인 업무를 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달 24일 부산 동구 부산역 인근 아스티 호텔 24층에 개소한 ‘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 워케이션 참가자들이 오션뷰 창가에 앉아 개인 업무를 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달 24일 부산시 동구 초량동 아스티호텔 24층. 이곳은 지난 2월 문을 연 ‘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이하 거점센터)가 있는 곳이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평소 업무를 떠나 일을 하면서 휴식을 동시에 즐기는 업무형태를 말한다.

고개 들면 푸른 바다 넘실
대형 카페 느낌의 660㎡(200평) 크기의 거점센터로 들어서자 통유리창 너머로 부산항대교가 눈에 들어왔다. 창 앞으로는 1인이 앉아 노트북 등으로 개인 업무를 볼 수 있는 테이블이 여러 개 설치돼 있는데, 고개를 들면 대교와 부산 앞바다 등이 곧바로 눈에 들어온다. 테이블 오른쪽에는 문서나 책 등을 밝게 볼 수 있도록 작은 램프가 설치돼 있고, 왼쪽에는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을 충전하는 어댑터와 USB 단자도 2개 마련돼 있다.

한국쓰리엠㈜에 다니는 이남영(49·여)씨는 “3월 초 출장을 왔다가 마음에 들어 지금까지 1박 2일씩 5차례나 재방문을 했다”며 “부산역 인근이라 교통편도 편리하고 혼자 집중하며 일하다 고개만 들면 푸른 바다도 볼 수 있다. 다른 직원들에게도 추천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워케이션 중인 3M 직원 이남영씨(오른쪽)와 다이브인 대표 정창윤씨가 거점센터에서 처음 만나 각자의 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거점센터는 서로 다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에서 워케이션 중인 3M 직원 이남영씨(오른쪽)와 다이브인 대표 정창윤씨가 거점센터에서 처음 만나 각자의 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거점센터는 서로 다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방음시설이 돼 있어 전화나 화상회의 등이 가능한 폰 부스 내부. 위성욱 기자

방음시설이 돼 있어 전화나 화상회의 등이 가능한 폰 부스 내부. 위성욱 기자

빈백과 비치 의자는 기본
거점센터에는 오션뷰와 도시뷰의 개인용 업무공간 33석, 단체석(오픈형) 17석, 화상회의가 가능한 폰 부스 4곳과 (1~2인), 미팅룸 2곳(각 10명 수용),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미니바와 개인 사물함 등이 있다. 또 외부 발코니로 나가면 편안히 앉아서 쉴 수 있는 빈백과 비치 의자도 놓여 있다.

부산시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거점센터 외에 영도구에 몰입형 센터(더휴일워케이션 센터)와 관계형 센터(시타딘 커넥트 호텔 하리 부산), 금정구에 협력형 센터(패스파인더 부산대점) 등 3개의 위성센터도 함께 운영 중이다. 올해 안에 서구와 중구에도 위성센터를 추가한다. 이들을 포함해 부산 전역의 워케이션 관련 숙박지는 20곳 정도다.

부산 워케이션 센터는 개장 초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 2월 7일 개원식 때 구글코리아, 슬랙 코리아, 메가존 클라우드 등 국내외 주요 IT 기업 대표가 참석해 워케이션 협약을 맺는 등 지금까지 70여 개사 700여명이 참가 신청을 해 순차적으로 워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는 올해 2000여명 정도가 워케이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 내부 모습. 연합뉴스

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 내부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전혜영 팀장이 '웰컴키트' 와 안내책자 등 거점센터를 이용하는 참가자들에게 전달하는 물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지난달 24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전혜영 팀장이 '웰컴키트' 와 안내책자 등 거점센터를 이용하는 참가자들에게 전달하는 물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 이용자에게 주는 웰컴 키트. . 송봉근 기자

‘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 이용자에게 주는 웰컴 키트. . 송봉근 기자

부산 위케이션 차별점은
부산이 워케이션 최적지로 급부상한 것은 일과 휴식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있어서다. 우선 접근성이 뛰어나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부산까지 기차와 항공편이 잘 연결돼 있다. 또 도심지 구석구석까지 지하철이 잘 연결돼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

또 워케이션 거점 및 위성 센터가 있는 영도구 등 구도심과 해운대와 기장 오시리아 관광단지 등 신도시가 함께 어우러져 있어 과거와 현재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최근에는 ‘WORK&WORK’라는 안내 책자를 제작해 워케이션 참가자들이 센터 주변에 숨겨진 부산 역사를 스스로 탐색할 수 있도록 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부산은 워케이션 선발주자인 제주·강원과는 다른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다. 제주와 강원도가 ‘관광형 워케이션’에 가깝다면 부산은 ‘비즈니스형 워케이션’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둔 기업이 부산에 지사를 설립할 때 센터를 임시 지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오션뷰 좌석 사이에는 빈백도 있어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송봉근 기자

오션뷰 좌석 사이에는 빈백도 있어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송봉근 기자

거점센터 외부발코니에서 바라본 부산항대교와 북항 모습. 야간에는 오른쪽으로 펼쳐진 영도구의 야경이 일품이다. 송봉근 기자

거점센터 외부발코니에서 바라본 부산항대교와 북항 모습. 야간에는 오른쪽으로 펼쳐진 영도구의 야경이 일품이다. 송봉근 기자

서울 성수동과 연남동, 인사동 등에서 복합문화공간 개발 및 운영을 하는 ‘다이브인(DIVEIN)’이 그런 사례다. 이 회사 대표 정창윤(36)씨는 “우리 회사는 화가나 조각가 등 예술인들과 연계해 호텔 내부를 갤러리화 하는 작업을 주로 해왔다”며 “올해 부산 영도구 한 호텔에서도 이런 작업을 하고 있는데 센터를 임시지사로 활용해 미팅도 하고 작업도 하는 등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수요일을 ‘W데이’로 정해 워케이션 참가자들이 일정 시간 네트워킹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비즈니스형 모델 중 하나다.

현재 부산시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워케이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5일 이상 숙박 예약 시 1박당 최대 5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부산지역 관광지 등을 이용할 수 있는 3만원 상당의 바우처도 지급한다. 부산 워케이션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 후 신청 절차에 따라 일정, 업무공간과 숙소 등을 예약한 다음 각 센터에 방문해 이용하면 된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전혜영 기획조정팀장은 “부산 워케이션 사업의 큰 목적 중 하나가 역외기업의 부산 이전인 만큼 앞으로 기업 맞춤형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며 “이렇게 되면 워케이션 센터가 있는 부산 원도심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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