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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이 호박' 없어서 못 산다…홍콩서 45억, 77억에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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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예술을 사랑하는 세계 슈퍼 컬렉터들의 '호박' 손에 넣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1일 개막한 2023 홍콩 아트바젤 #차분한 가운데 뜨거운 구매 열기 #야요이 '호박'은 없어서 못 산다

21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아트바젤 홍콩 2023’에서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미술가 쿠사마 야요이(94)의 설치작품 '노란 호박'과 '초록 호박'이 각각 45억원, 77억원에 줄줄이 팔려나갔다. 지금 미술 애호가들이 야요이 작품에 얼마나 열광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2023 홍콩 아트바젤에서 23일 600만달러(한화 약 78억)에 판매된 초록 호박.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2023 홍콩 아트바젤에서 23일 600만달러(한화 약 78억)에 판매된 초록 호박.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2023 홍콩 아트바젤에서 21일 개막과 동시에 45억원에 판매된 노란 호박.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2023 홍콩 아트바젤에서 21일 개막과 동시에 45억원에 판매된 노란 호박.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일본 갤러리인 오타 파인아츠는 21일 개막하자마자 야요이의 노란 호박을 350만 달러에 판매했고, 영국에 기반을 둔 빅토리아 미로는 23일 초록 호박을 600만 달러에 판매했다. 초록 호박이 크기는 작지만 청동으로 제작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노란 호박보다 30여 억원이나 높게 팔려나갔다.

아트바젤 홍콩이 제대로 된 규모로 개막한 것으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관람객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친근한 모양의 노란 호박과 초록 호박 앞에서 인증샷 찍기에 바빴다. 쿠사마 야요이의 인기는 '호박'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 메이저 갤러리 중 하나인 가고시안의 부스에서도 야요이의 회화 '인피니트 블루 골드'는 제일 가운데 자리를 지켰다.

아트바젤 전시장 뿐만 아니라 현재 홍콩은 온통 '땡땡이 바람'이다. 2021년 11월에 개관해 현재 홍콩을 대표하는 문화 명소로 떠오른 M+뮤지엄에서
쿠사마 야요이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한국 출신으로 M+뮤지엄 부관장이자 수석 큐레이터인 정도련씨가 큐레이팅을 맡아 더욱 화제다.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은 역동적으로 반복되는 땡땡이와 그물 등의 패턴과 매력적인 색채로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작품에 등장하는 패턴은 그가 앓고 있는 불안신경증, 강박과 편집증과도 관계가 있다. 그는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곤혹스러운 병이 원인"이라며 "똑같은 영상이 자꾸 밀려오는 공포"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작품 창작이 자신에게 강박과 환각을 치유하는 행위라는 설명이다.

일본 나가노에서 태어난 야요이는 교토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1957년부터 1972년까지 뉴욕에서 활동했다. 이후 정신질환이 심해져 73년 일본으로 돌아온 뒤 48세부터 현재까지 정신병원 앞에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에 초대 일본 대표로 참여해 특유의 검정 땡땡이 무늬의 노란 호박을 설치미술로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올해 아트바젤 홍콩에는 전세계 32개국에서 177개 갤러리가 참여했으며 한국 갤러리도 총 12곳이 참가 중이다. 행사는 26일까지 이어진다.
홍콩=이은주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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