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생방송 중 마약투약…"살려달라" 웃통 벗고 고성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 등을 연일 폭로하던 손자 전우원(27)씨가 미국 뉴욕 자택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던 중 직접 마약을 투약하다 현지 경찰에 제지됐다. 본지 기자가 뉴욕 자택 바깥에서 취재하던 중 전 씨 자택으로 진입하는 경찰·구급대원들이 실시간 목격됐다.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자택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들에 의해 구급차에 태워 이송됐다. 김필규 기자

전 씨는 16일(현지시간) 오후 4시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한 시간 안에 다 공개하겠다. 그런 뒤 자수하겠다"고 예고한 뒤, 유튜브에서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먼저 전 씨는 자신과 가족의 잘못을 반성한다며 자신의 재산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온라인으로 5만2265달러(약 6800만원)를 유니세프에 기부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내보냈다.

전 씨는 이날도 "학살자 전두환은 자신을 용서했다. 전두환 밑에 있던 정치인이나 군인도 사람을 구타하고 죽여놓고 스스로 용서한다"며 비판했다.

자신을 전두환씨 손자라고 밝힌 전우원씨(왼쪽)와 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와 어린 시절에 찍은 사진 전씨 인스타그램

이런 범죄자들을 모두 잡겠다고 말한 전 씨는 "범죄자 중 저도 있기 때문에 저부터 잡히겠다"며 마약을 투약하기 시작했다. 앞서도 전 씨는 과거 마약 투약 사실을 털어놓으며 처벌을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LSD, 대마초 등 여러 마약을 직접 이야기한 뒤 실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투약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후 환각증세를 보였고 "무섭다. 살려달라"는 말을 하며 흐느꼈다. 갑자기 상의를 벗고 춤을 추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누군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러 대의 경찰차와 소방차, 구급차가 전 씨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경찰과 구급대원들은 전 씨의 집 앞에서 "문을 열라"며 한참을 실랑이를 벌였고, 이후 이들이 진입하면서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된 라이브 방송도 종료됐다.

구급침상에 뉘어 집 밖으로 나온 전 씨는 구급차에 올라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해당 영상은 '유튜브의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삭제된 상태다.

뉴욕 경찰 측은 "지금 사건이 진행 중이고 개인 의료 정보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전 씨에 대한 신병처리가 어떻게 될지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뉴욕=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