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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영웅' 리베라 앞에서 역사적인 WBC 첫 승…홈팀 대만 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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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복병' 파나마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WBC 1라운드 첫 경기에서 홈팀 대만을 꺾고 역사적인 첫 승리를 거둔 뒤 포옹하며 기뻐하는 파나마 배터리. EPA=연합뉴스

WBC 1라운드 첫 경기에서 홈팀 대만을 꺾고 역사적인 첫 승리를 거둔 뒤 포옹하며 기뻐하는 파나마 배터리. EPA=연합뉴스

파나마는 8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열린 대회 A조 본선 1라운드 1차전에서 홈팀 대만을 12-5로 완파하고 역사적인 WBC 첫 승리를 수확했다. 14년 만의 WBC 본선 무대에서 통산 6경기 만에 전한 첫 승전보다.

파나마는 2006년 1회 대회와 2009년 2회 대회에서 1승도 못 하고 탈락했다. 2013년과 2017년엔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래도 절치부심해 도전을 이어갔다. 지난해 말 지역 예선에서 브라질을 꺾고 모처럼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이번 WBC에는 지난 대회 성적을 토대로 초청 받은 16개국과 예선을 치르고 올라온 4개국이 출전한다. 파나마도 예선을 거친 국가(파나마·체코·영국·니카라과) 중 하나다.

이날의 승리가 더 뜻깊었던 이유도 있다. 파나마 출신이자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 소방수인 마리아노 리베라(전 뉴욕 양키스)가 경기 전 공동 시구를 맡았다. '리베라의 후예'들은 MLB 통산 최다 세이브(652개) 기록을 보유한 자국의 야구 영웅 앞에서 개최국 대만 마운드를 맹폭했다.

0-0으로 맞선 4회 초 안타 6개와 볼넷 1개를 묶어 순식간에 5점을 뽑았고, 5-1로 앞선 6회에도 무사 만루 기회에서 대만 투수의 폭투와 연속 적시타 3개로 5점을 더했다. 두 번의 빅 이닝 덕에 7회까지 12-2 리드를 잡아 콜드게임 승리(7회 말 10점 차, 5회 말 15점 차 이상)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대만이 7회 말 우녠팅의 2점 홈런 등으로 3점을 만회하면서 결국 정규이닝은 모두 치러야 했다. 그러나 파나마는 A조의 '다크호스'로 꼽힐 만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2019년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뛴 크리스티안 베탕코트가 3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MLB에서 9시즌을 활약한 34세 베테랑 유격수 루벤 테하다도 4타수 2안타로 제 몫을 했다.

파나마의 역사적인 WBC 첫 승리에 앞서 대만전 시구자로 나선 파나마의 야구 영웅 마리아노 리베라(왼쪽에서 3번째). 라이칭더 대만 부통령(왼쪽에서 4번째)도 함께 시구했다. AP=연합뉴스

파나마의 역사적인 WBC 첫 승리에 앞서 대만전 시구자로 나선 파나마의 야구 영웅 마리아노 리베라(왼쪽에서 3번째). 라이칭더 대만 부통령(왼쪽에서 4번째)도 함께 시구했다. AP=연합뉴스

파나마가 대만을 꺾고 1승을 올리면서 A조(네덜란드·쿠바·대만·파나마·이탈리아) 순위 경쟁은 일대 혼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열린 WBC 개막 경기에선 A조 최강자로 꼽히는 네덜란드가 아마야구 강국 쿠바를 상대로 대회 첫 승리를 신고했다. 반면 대만은 야구장을 가득 메운 홈 팬들 앞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1라운드 첫 판부터 빨간 불을 켰다.

한국은 일본, 호주, 중국, 체코와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조 2위 안에 들어 1라운드를 통과하면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A조 1위 혹은 2위 팀과 8강전을 치르게 된다. 파나마의 반란도 남의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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