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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조 네덜란드, 쿠바 4-2 격파…WBC 첫승 신고

중앙일보

입력

네덜란드 샤이론 마르티스가 8일 대만에서 열린 WBC 1라운드 A조 쿠바와의 1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이날 네덜란드는 쿠바를 4-2로 이겼다. AP=연합뉴스

네덜란드 샤이론 마르티스가 8일 대만에서 열린 WBC 1라운드 A조 쿠바와의 1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이날 네덜란드는 쿠바를 4-2로 이겼다. AP=연합뉴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은 1라운드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당한 0-5 완패가 결정적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네덜란드는 야구와는 거리가 먼 나라로 통했다. 그러나 자국(령) 출신의 메이저리거들을 앞세워 2013년 대회에서 4강까지 진출했고, 2017년에도 다시 4강행 드라마를 쓰면서 야구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네덜란드 야구의 핵심에는 퀴라소(Curaçao) 출신의 선수들이 있다. 퀴라소는 서인도제도 남쪽의 섬으로 네덜란드 왕국의 자치령이다. 면적은 제주도의 1/4 수준인 440㎢, 인구는 14만여 명으로 아주 작은 섬이지만, 네덜란드 야구의 부흥과 함께 주목을 받았다. 디디 그레고리우스와 잰더 보가츠, 조나단 스쿱, 블라디미르 발렌틴과 같은 전현직 메이저리거들이 모두 퀴라소 출신이고, 2017~2018년 KIA 타이거즈에서 뛴 로저 버나디나도 이들과 동향이다.

이번 WBC에서도 네덜란드는 퀴라소 향우회가 주축을 이뤘다. 그레고리우스와 발렌틴, 버나디나 등은 전성기 기량은 아니라는 평가지만, 그래도 보가츠와 스쿱은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핵심으로 뛰는 선수들이다.

이제는 모든 나라가 경계하는 네덜란드가 순항을 시작했다. 네덜란드는 8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스타디움에서 열린 WBC 1라운드 A조 쿠바와의 1차전에서 4-2로 이겼다. 이번 대회 20개국을 통틀어 첫 번째 승리를 신고했다.

네덜란드는 선취점을 내주고 시작했다. 2회초 2사 1루에서 선발투수 톰 데 블록이 야딜 무히카에게 우전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3회 2사 2루에서 그레고리우스가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1-1 동점을 만들었다.

승기는 6회 들어 잡았다. 1사 1, 2루에서 조시 팔라시오스의 중전 적시타와 채드윅 트롬프의 2타점 중전안타가 연달아 나와 4-1로 앞서갔다. 이어 나머지 이닝에서 실점을 1점으로 최소화하고 승리를 지켰다.

쿠바 선수들이 8일 대만에서 열린 WBC 1라운드 A조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쿠바 선수들이 8일 대만에서 열린 WBC 1라운드 A조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대를 모은 네덜란드 주전 유격수 보가츠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러나 수비에서 매끄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내야진을 이끌었다. 또, 버나디나는 3타수 2안타 1득점으로 수훈을 올렸다.

이날 경기는 미리 보는 A조 1·2위 결정전으로 불렸다. 네덜란드와 쿠바의 전력이 가장 뛰어난 만큼 승리를 가져가는 나라가 A조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였다.

B조 한국도 이 경기를 예의주시했다. 1라운드를 통과한다면 이들 중 한 나라와 붙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A조 1위와 B조 2위, A조 2위와 B조 1위는 2라운드에서 4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이를 대비해 한국은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지낸 허삼영 전력분석원을 미리 대만으로 파견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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