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내 국내질서 못잡으면 고르바초프 사임 요구/소 보수우파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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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 로이터=연합】 소련 최고회의내 주요 정치세력의 하나인 보수 우파 소유즈그룹의 빅토르 알크스니스 의장은 20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소련의 정치질서를 바로 잡기 위한 조치를 앞으로 「30일 이내」에 취하지 않을 경우 다음달 중으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 중령인 알크스니스 의장은 소련내 변방 공화국들이 국민들의 의사와는 배치되는 분리주의 책동을 일삼고 있는등 소련에서 이미 내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퇴진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국가의 붕괴를 방지하고 질서를 회복시키겠다는 약속을 실천에 옮긴다면 소유즈그룹은 전폭적인 신뢰를 보낼 것이나 말장난에 그친다면 사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하고 「30일이라는 기간은 행동이 말을 뒷받침할 것인가」를 결정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못박았다.
공화국의 분리주의 운동으로부터 소련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소유즈그룹은 인민대회의 2천2백50명 대의원중 약 5백명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은 21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권한확대 요구가 『그 목적이 분명치 않으며 일관성이 없다』고 비난,고르바초프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한 최고회의 결의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라고 요구했다.
옐친 의장은 또 새 연방조약이 위로부터 강요돼서는 안된다고 전제,연방조약 서명의 조건으로 각 공화국의 실제적 주권보장과 각 공화국 소유 재산권의 인정을 들었다.
옐친의 이같은 발언은 소련내 최대공화국인 러시아공화국이 고르바초프가 마련중인 새 연방조약에 서명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레닌그라드시 공산당 고위간부들은 한 레닌그라드 신문에 실린 기사에서 모든 당원에게 고르바초프를 연방 당서기장에서 축출하는 운동을 지지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중대한 시기」가 왔다면서 『우리는 모든 공산당원에게 당 중앙위원회의 임시 전체회의를 개최,고르바초프 서기장의 사퇴를 촉구하라는 우리의 요구를 지지하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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