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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밑서 땅 꺼지는 기분"…튀르키예 2주 만에 또 6.3 규모 지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길거리로 대피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길거리로 대피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내 발밑에서 땅이 꺼지는 줄 알았어요."

20일(현지시간) 튀르키예(터키) 남부 하타이주(州) 안타키아에서 무나 알오마르는 7세 아들을 안고 떨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6일 강타한 강진으로 길거리 텐트에서 생활한 지 2주 만에 또다시 덮친 규모 6.3의 지진으로 정신적 충격을 호소했다.

20일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한 안타키아에서 한 남성이 길거리에서 담요로 몸을 덮은 자녀 옆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일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한 안타키아에서 한 남성이 길거리에서 담요로 몸을 덮은 자녀 옆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이날 오후 8시 4분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북서부 접경지역에 규모 6.3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EMSC는 당초 지진 규모를 6.4로 보고했다가, 추가 분석을 거쳐 6.3으로 조정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이번 지진의 규모를 6.3으로 분석했다. 이 지진으로부터 3분 뒤 규모 5.8의 추가 지진이 발생했으며, 이날 밤에만 최소 32번의 여진이 이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지진은 지난 6일 발생한 규모 7.0 이상의 강진 피해가 가장 심한 안타키아 서남서쪽 16㎞에서 일어났다. 지진 발생 깊이는 10㎞였다.

앞서 파손됐던 건물 다수가 이날 추가 붕괴하면서 인명피해가 또 발생했다. 술레이만 소을루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안타키아, 데프네, 사만다그 등지에서 지금까지 3명이 사망하고 213명이 다쳤다"며 "42건의 피해 신고를 확인한 결과 39건은 문제가 없었고, 3곳에서 수색 및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데프네에선 단전으로 전화와 인터넷이 끊기며 현재 피해 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안타키아~이스켄데룬 고속도로도 지진으로 붕괴했다. 이에 따라 매몰자 수색 작업과 이재민 지원 활동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라며 "파손된 건물에 접근하지 말고 구조대 지시를 따라달라"고 당부했다. 또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해수면이 최대 50㎝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주민들에게 해안으로부터 멀리 떨어질 것을 당부했다.

이번 지진으로 시리아 북서부에서도 6명이 다쳤다. 다만 시리아 반군 지역의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은 "건물에서 탈출하기 위해 발코니에서 뛰어내리는 등 130명 이상 부상자가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생명에 지장에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동은 이집트와 레바논에서도 느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하타이주를 이날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진 발생 당시 진앙에서 약 180㎞ 떨어진 카라만마라슈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4만 7000여명에 이른다. 튀르키예에서만 4만 1000명 이상이 숨졌고, 8만 명의 부상자들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 건물 10만 5794채가 무너진 상태거나 철거해야 할 정도로 심하게 파손되면서, 약 100만 명의 사람들이 텐트와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 중이다. 지난 6일 두 차례의 강진 이후 크고작은 여진이 6000차례 이상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한차례는 규모 6.6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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