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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째 '기적' 없었다…4만6800명 숨진 채 구조 사실상 종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튀르키예 당국이 사실상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종료했다. 사진은 1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에 있는 붕괴된 건물에서 수색견이 매몰자를 찾는 모습. AFP=연합뉴스

튀르키예 당국이 사실상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종료했다. 사진은 1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에 있는 붕괴된 건물에서 수색견이 매몰자를 찾는 모습. AFP=연합뉴스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4만 68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튀르키예 당국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사실상 종료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누스 세제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국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지진 피해 지역 11개 주(州) 가운데 9개 주에서 구조작업이 모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오전 4시 16분 규모 7.8, 오전 10시 24분 규모 7.5 강진이 튀르키예 남동부를 연이어 강타한 지 14일 만이다.

현재 구조 작업은 진앙지인 카라만마라슈주와 하타이주 2곳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세제르 국장은 "이들 2개 주내 건물 40여 채 주변에서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살아있는 누군가의 형제자매를 구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들 지역에서 계속해서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번 지진으로 이들 2개 주를 포함해 아다나, 가지안테프, 오스마니예 등 총 11개 주에서 135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현지 매체 TRT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에서만 이날까지 4만 10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접국 시리아의 사망자 수(5814명)를 합치면 전체 사망자 수는 최소 4만 6834명으로 추산된다. 유엔은 시리아 지역 사망자 집계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 지진 사망자의 절반 가량은 가장 피해가 컸던 하타이주(2만 1000명)에서 나왔다. 루푸 세바스 하타이주 주지사는 현지 매체에 "하타이주에선 2만 4000명이 부상했다"며 "특히 주도인 안타키야의 건물 80%는 철거가 필요할 정도로 파괴됐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 전역에서 건물 10만 5794채가 무너진 상태거나 철거해야 할 정도로 심하게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19일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는 모습. AFP=연합뉴스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 전역에서 건물 10만 5794채가 무너진 상태거나 철거해야 할 정도로 심하게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19일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는 모습. AFP=연합뉴스

튀르키예 전역으로 확대하면 건물 10만 5794채가 무너진 상태거나 철거해야 할 정도로 심하게 파손됐다. 튀르키예 환경도시화부는 "피해 건물 대부분은 주거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일 두 차례의 강진 이후 이날까지 총 6040차례 여진도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AFAD에 따르면 규모 5.0~6.0 여진은 40여회였고, 한번은 규모 6.6에 달했다. 지난 16일에도 하타이주 인근 해상에서 규모 5.2의 여진이 발생하면서 앞서 손상됐던 건물 일부가 붕괴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오르한 타타르 AFAD 사무총장은 "손상된 건물 안으로 절대 들어가선 안 되고, 최대한 멀리 떨어져야 한다"며 "산사태와 낙석 등 2차 피해에 대해서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통상 인명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을 훌쩍 넘긴 지진 발생 14일째, 추가 구조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전날인 18일 하타이에서 40대 부부와 12세 아들 등 일가족 3명이 지진 발생 296시간 만에 구조됐다. 아나돌루 통신은 "이들이 자신의 소변을 마시며 버텼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12세 소년은 병원에서 사망했다. 부부의 또다른 자녀 2명도 숨진 채 잔해 더미에서 발견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9일 지진 피해지역 인근 아다나 인질릭 공군기지를 통해 튀르키예를 방문했다. A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9일 지진 피해지역 인근 아다나 인질릭 공군기지를 통해 튀르키예를 방문했다. AP=연합뉴스

한편 취임 후 처음으로 튀르키예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피해 지역에 1억 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19일 하타이주를 방문해 구호 활동 현장을 둘러봤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진 피해 지역으로 구조대를 보내고 8500만 달러(약 1100억원)의 지원금을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제공했다. 블링컨 장관은 20일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예방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튀르키예 피해 지역에 1000여채의 임시 주택 컨테이너를 제공할 예정이다. 나토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중 600채가 발송됐고, 다음 주내로 이스켄데룬에 도착할 계획"이라며 "최소 4000명에게 임시 거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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