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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명 숨지고 200만 명 집 잃었다…튀르키예 대지진 한달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서북부 국경 지대를 강타한 대지진이 발생한지 한달이 됐다. 벌써 1만 차례의 여진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추가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피해 회복과 일상으로의 복귀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4일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누르다기 지역에서 발생한 강한 여진으로 추가 붕괴된 건물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EPA=연합뉴스

4일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누르다기 지역에서 발생한 강한 여진으로 추가 붕괴된 건물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EPA=연합뉴스

5일 튀르키예 정부와 유엔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5만1003명(튀르키예 4만5089명, 시리아 5914명)으로 추산된다. 부상자는 12만 명 이상이며, 이재민은 200만 명이다. 아직까지 붕괴된 건물의 철거가 진행 중이라 사상자 숫자는 계속 증가 중이다.

이번 대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 규모는 21세기 자연재해 중 다섯번째로 기록됐다. 2010년 아이티 지진(약 22만~31만6000명),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진·쓰나미(약 16만~22만7000명),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약 7만~8만7000명), 2005년 파키스탄 지진(7만~8만6000명)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컸다.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재해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튀르키예 최대 지진은 1939년 동북부 에르진자에서 발생한 규모 7.8 의 지진으로, 당시 사망자는 3만 명이었다.

집과 가족을 잃고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추위와 눈·비에 그대로 노출되는 열악한 환경에서 버티고 있다. 텐트나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이재민들도 물·전기·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튀르키예에서만 이재민이 200만 명 발생한 상태다. 시리아 현지 인권단체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시리아 건물 7000여 채가 무너지고 10만 명 이상이 거처를 잃었다.

전문가들은 지진 이후 많은 이들이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니세프는 약 540만명의 어린이가 불안, 우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튀르키예 정부가 사회복지사를 파견하고 자원봉사자들도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로이터통신은 자원봉사자들과 놀던 어린이들이 프로그램 도중 여진이 발생해 두려움을 느끼고 놀라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지진으로 두 아들을 잃은 압두라만 입부켄(오른쪽)이 길거리 테이블에 앉아 있다. AFP=연합뉴스

지진으로 두 아들을 잃은 압두라만 입부켄(오른쪽)이 길거리 테이블에 앉아 있다. AF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년 안에 지진 피해 지역의 재건을 완료하겠다고 공언하고 '복구 속도전'에 돌입했다. 일부 지역에선 이미 본격적인 주택 재건 작업이 시작됐다. 150억달러(약 19조원)를 들여 아파트 20만개와 주택 7만개 등을 짓겠다는 게 튀르키예 정부의 계획이다.

하지만 실제로 복구 작업이 계획대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계은행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튀르키예의 직접 피해액에 342억 달러(약 4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튀르키예의 2021년 국내총생산(GDP)의 4%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양국의 피해 복구에 250억달러(약 33조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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