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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100만원 넘어도 괜찮아”…서울 소형빌라 고액 월세 급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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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지난해 월세 100만원이 넘는 서울 소형빌라 거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다세대·연립(빌라)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월세 100만원이 넘는 서울 소형빌라 거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다세대·연립(빌라)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에서 소형빌라의 월세가 100만원이 넘는 계약이 급증하고 있다.

15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소형빌라(전용면적 60㎡ 이하) 월세 거래 4만3917건 가운데 월세 100만원이 넘는 거래는 6.9%인 3018건이었다. 이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월세 100만원이 넘는 서울 소형빌라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1000건을 밑돌다가 2020년 1027건, 2021년 1693건으로 증가하다 지난해 3000건을 넘겼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월세 100만원이 넘는 소형빌라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강남구(791건)였다. 송파구(458건), 서초구(390건), 마포구(166건), 광진구(156건), 중랑구(135건), 강동구(97건), 용산구(9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월세가 가장 비싼 소형빌라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우리엘’ 전용면적 27.95㎡로 지난해 4월 보증금 800만원, 월세 45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범신칼릭스빌3차’ 전용면적 45.31㎡는 지난해 2월 보증금 390만원, 월세 390만원에 계약됐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최근 성행한 전세 사기로 인해 목돈이 있어도 월세에 거주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며 “여기에 전세자금 대출 이자가 높아지면서 고액 월세 소형빌라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하면서 올해 사무실 이전을 계획하는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은 사무실을 줄여 이전할 것으로 조사됐다.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기업들이 서울 핵심 권역에서 이탈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5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3~10일 122개 기업을 대상으로 사무실 이전 의향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사무실 이전을 계획하는 기업은 전체의 36.1%였다. 이전 계획이 있는 기업 중 63.6%는 규모를 줄여 이전하겠다고 답했다. 사무실 규모를 줄이는 이유로는 경기 둔화에 따른 비용 절감이 64.3%로 가장 많았다.

사무실 이전 시 어려움을 묻는 문항(복수 응답)에는 임대료 급등이 63.9%로 가장 많고 원하는 규모나 인테리어 조건을 갖춘 사무실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37.7%였다.

서울 오피스 임대차 시장은 주요 업무 지역에서 공실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선전해왔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서울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1.9%를 기록했다. 통상 임차인 이전에 따른 자연공실률이 5%라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에서 빈 사무실 찾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시장 분위기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알스퀘어는 “공실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일부 임차인이 운영비용 절감을 위해 핵심 권역에서 이탈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최근 2년 새 연 10%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실질임대료는 올해 7~8%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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