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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세계 들여다보려 했다"…정찰풍선 업체 글에 들킨 中속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이 2028년까지 성층권에 정찰 풍선망을 만들어 전 세계를 정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목표를 내걸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정찰 풍선을 개발한 기업 EMAST가 이런 최종 목표를 지난해 홈페이지에 올렸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 현재 해당 홈페이지는 폐쇄됐다.

오른쪽은 중국 정찰 풍선이 2023년 2월 4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해변에서 해안에서 격추된 모습. 왼쪽은 중국 정찰 풍선 업체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우저 교수.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데일리메일 캡처

오른쪽은 중국 정찰 풍선이 2023년 2월 4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해변에서 해안에서 격추된 모습. 왼쪽은 중국 정찰 풍선 업체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우저 교수.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데일리메일 캡처

NYT에 따르면 EMAST는 중국 정찰 풍선 네트워크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에 비유했다. EMAST는 스타링크보다 훨씬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2028년까지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하겠다는 구체적인 시점도 제시했다.

EMAST는 2021년 2대의 정찰 풍선을 동시 가동하는 실험에 성공했고 지난해는 3대 정찰 풍선으로 네트워크 구축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3대로 이미 네트워크를 구축했는지, 아니면 구축할 계획이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중국이 5개 대륙 40개국 이상에 고고도 정찰 풍선을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NYT는 2004년 이 업체를 공동 설립한 우저(武哲·66) 베이항대(베이징 항공우주대학) 교수에 주목했다. 우 교수는 중국의 전투기 개발, 스텔스(항공기·유도탄 등의 레이더 탐지를 어렵게 하는 기술) 물질 연구 등에서 중국군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정찰 풍선 사태 이후 미국 상무부 제재 대상이 된 중국 기업 6곳 중 EMAST를 포함해 3곳이 우 교수가 공동 설립한 업체다.

EMAST는 업체 설립 13년이 지난 2017년 중국판 트위터인 위챗에 정찰 풍선의 기능에 대해 "고해상도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하고 정찰과 운항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2019년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우 교수는 당시 6만 피트(약 18㎞) 고도에서 풍선을 지구 한 바퀴를 돌게 하는 시험을 하면서 컴퓨터 모니터를 손가락으로 가리킨 뒤 "저기가 미국"이라고 말했다.

우저 교수가 제작한 비행기 스텔스 기술과 관련된 강의자료. 사진 베이항대학 캡처

우저 교수가 제작한 비행기 스텔스 기술과 관련된 강의자료. 사진 베이항대학 캡처

그는 같은 해 정찰 풍선에서 보내는 신호를 지상에서 수신하는 실험에 성공했고, 2020년에는 지구를 한 바퀴 돈 정찰 풍선을 안전하게 회수했다. 그는 동업자들과 함께 2021년 EMAST를 증시에 상장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NYT는 "고고도 풍선은 극한의 온도에 대처할 수 있게 특별한 재료로 만든다"며 "높이 올라간 풍선과 지구 상에 있는 연구자들이 장거리에서도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 교수의 공개 학술 출판물 등을 보면 그와 동료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관련 연구를 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베이항대 부총장을 지냈으며 '항공기 설계 교수 및 박사 과정 지도 교수'로 소개됐다. 그는 베이징 우수 교사 칭호(1994년), 육군 과학 기술진보상 3등상(1998년)을 받는 등 연구·강의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NYT는 "현재는 해체된 인민해방군 총(總)장비부의 자문위원회에도 그의 이름이 올라갔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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