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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2055년에 바닥, 개혁 미루면 더 빨라진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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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4호 01면

현재 915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기금이 2040년 1755조원으로 늘어나고 그 이듬해부터 매년 수지 적자를 기록하면서 2055년 고갈된다. 기금 고갈시점인 2055년 국민연금 가입자는 월소득의 26.1%를 연금 보험료로 내야 한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27일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잠정치를 확정했다. 이번 추계에선 국민연금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변수인 인구구조·경제전망 모두 2018년 4차 추계에 비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래픽=남미가 nam.miga@joongang.co.kr

그래픽=남미가 nam.miga@joongang.co.kr

국민연금은 앞으로 20여년간은 지출보다 수입이 많은 구조가 유지된다. 수급자보다 가입자가 많아서다. 하지만 2041년엔 지출이 수입(보험료 수입+기금운용수익)을 넘어서 수지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적립기금은 수지적자가 발생하기 직전인 2040년 최고 1755조원에 이르고 이후 급속히 감소해 15년 만인 2055년 완전히 소진된다. 기금 고갈 시기는 4차 재정계산 때(2057년)보다 2년 당겨졌다.

2055년 기금이 고갈 된 뒤의 부과방식 비용률(쌓아둔 기금 없이 매년 보험료를 거둬 수급자에 노령연금을 지출할 때 필요한 보험료율)은 26.1%에 달한다. 32년 뒤 근로자는 월 소득의 4분의 1을 연금 보험료로 내야한다는 얘기다. 부과방식 비용률은 2060년 29.8%, 2080년 34.9%까지 올랐다가 2093년엔 29.7%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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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재정안정화를 위한 5가지 재정목표를 가정하고 각각 재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필요보험료율을 분석했다. 추계기간 말인 2093년을 기준으로 적립배율(해당연도 총지출 대비 연초 적립금)을 1배, 2배, 5배 유지하는 경우와 수지적자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경우, 20년간(2074~2093년) 일정한 적립배율을 유지하는 경우 등이다.

분석 결과 재정목표 시나리오별로 필요보험료율은 17~24% 수준으로 제시됐다. 현재 9%인 보험료율을 최소 2배로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 연방사회보장연금(OASDI), 일본 후생연금처럼 ‘70년 뒤 적립배율 1배’를 유지하려면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2025년 17.86%로 올려야 한다. 2035년 올릴 경우 20.73%로 인상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연금개혁이 늦어지면서 4차 추계 대비 필요보험료율이 약 1.66~1.84%포인트 증가했다”며 “이는 연금개혁이 늦어질수록 미래 청년세대의 부담이 커지는 것을 의미하며, 연금개혁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전병목 재정추계전문위원장은 이번 잠정치에 대해 “국민연금 개혁을 미룬 결과 미래세대가 부담해야할 ‘연기 비용’이 5년 전보다 늘어났고, 이는 갈수록 더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연금 제도는 세대 간 부양 제도인데, 현 세대는 자기가 받을 연금 50%만 자기가 준비하고 나머지는 미래 세대에 동의도 받지 않고 ‘네가 내라’고 떠넘기는 것이라 이대로는 제도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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