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침공으로 파괴 위협을 받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역사지구가 유네스코의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orld Heritage Committee)는 25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제18차 특별회의에서 찬성 6표, 반대 1표, 기권 14표로 이같이 결정했다.
위원회는 이날 등재 찬성 여부를 물으면서, 등재를 하려면 투표 참여국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포함된 총 21개 위원국 중 7개국만이 찬성 또는 반대의사를 표명했는데, 등재에 필요한 최소 5개국 이상이 지지표를 던지면서 등재가 확정됐다.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은 전쟁(내전)이나 테러, 자연재해 등으로 파괴되거나 훼손될 위험에 처한 유산들을 대상으로 지정된다.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오데사의 유산을 보호하거나 복구가 필요할 때 국제사회로부터 한층 강화된 기술적,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유네스코는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등재가 확정된 뒤 대통령실 명의로 성명을 내 "이번 국제적 조치는 우리가 오데사를 지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러시아는 테러와 공격 외에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정치적 동기에서 이루어진 조치라고 비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논평에서 "공평성을 잃은 유네스코 사무국의 노골적 지원 하에 필요한 전문 평가없이 정치적 동기의 결정이 전격적으로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제정 러시아 시절부터 우크라이나의 주요 문화·관광 중심지였던 오데사는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여러 차례 러시아 측의 폭격을 받았다. 작년 7월에는 1899년 개관한 오데사 미술관의 대형 유리 지붕과 창문이 폭격으로 파괴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