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교육부, 교육감선거 바꾼다…‘러닝메이트법’ 추진 공식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교육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제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윤 대통령,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보균 문체부 장관.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교육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제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윤 대통령,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보균 문체부 장관.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교육부가 교육감 직선제를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로 바꾸는 방안을 ‘교육개혁 4대 입법’ 과제에 포함해 추진한다. 2025년부터 초등학교 1~4학년, 중·고교 1학년 학생에게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교과서가 단계적으로 보급된다. 오는 3월부터는 초등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을 위한 맞춤형 돌봄 서비스도 시작돼 2025년까지 전국으로 확대된다. 유치원·어린이집 통합(유보통합)도 본격 추진된다.

교육부는 5일 ‘2023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합동 업무보고에서 “일방적이고 국가 독점적인 교육 내용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버틸 수 없다”며 “교육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제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 개념도 티처에서 코치, 컨설턴트, 헬퍼 이런 식으로 바뀌고 있다”며 “창의적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인재를 많이 양산해 산업계 각 분야에 공급해야 하는 책임이 교육에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어설픈 정치이념 교육 같은 것은 아주 철저히 배제하지 않으면 자유 사회의 교육이라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번 업무계획에는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교육개혁’의 청사진이 담겨 있다. 교육개혁을 위해 제·개정해야 할 4대 입법 과제로 ▶러닝메이트법 ▶교육자유특구법 ▶고등교육법 ▶사립학교법이 제시됐다.

‘러닝메이트법’은 교육감이 단독 출마하는 현행 직선제를 시·도 지사와 교육감 후보가 동반 출마하는 러닝메이트제로 대체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지방교육자치법과 공직선거법 개정을 추진한다.

교육감 선거는 후보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이 계속됐다. 시·도지사보다 많이 지출하는 선거 비용 문제와 후보 난립, 과도한 상호 비방도 반복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러닝메이트제로 바꾸게 되면 지역 교육을 발전시키는 데 협력적인 파트너십이 강화되고 교육감 선거의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고 말했다.

교육자유특구 조성은 지역의 교육 여건을 강화해 지역 정주 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특구로 지정되면 학교 설립이나 이전, 교육과정 운영과 교원 채용까지 다양한 규제가 완화된다. 교육부는 연말까지 법령을 정비해 내년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부터 학생 맞춤형 ‘AI 교과서’ 제공

대학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 개정도 추진한다. 지역 대학 살리기의 일환으로 교육부가 갖고 있던 대학 지도·감독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대거 이양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를 구축하고 지자체에 대학 지원을 위한 전담부서 설치를 추진한다. 올해부터 5곳 내외의 RISE 사업시범 지자체를 선정하고 2025년부터는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

다만 이 같은 입법 과제들이 국회 문턱을 넘을지는 미지수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러닝메이트제가 교육의 자치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교육부가 이날 보고한 교육개혁 청사진의 핵심 키워드는 ‘맞춤’이다. 학생 맞춤 교육의 핵심은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이다. AI·에듀테크 기술을 활용해 개별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 학습을 지원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2024년까지 디지털교과서를 만들어 시범 운영하고 2025년부터 학년 단계별로 도입할 방침이다. 디지털교과서는 수학·국어·정보 과목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디지털교과서는 AI가 학생의 역량이나 지식 수준을 파악해 맞춤형 콘텐트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2025년까지 모든 학생에게 ‘1인 1디바이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맞벌이 부부를 위한 초등학생 교육·돌봄 서비스(늘봄학교)는 3월부터 크게 확대된다. 돌봄 유형도 다양해진다. 오전 7~9시 오전돌봄, 오후 5~8시 저녁돌봄뿐 아니라 초등 1~2학년은 오후 1시 이후부터 오후 돌봄과 학생 맞춤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초등 3~6학년은 정규수업 이후 방과후 학교수업 사이 공백 시간을 ‘틈새돌봄’으로 채울 수 있다. 돌봄 수요와 인력이 부족한 학교들을 거점별로 묶는 공동 돌봄 모델(지역 돌봄센터)도 올해 5곳 만들고 매년 5곳씩 늘려나갈 계획이다.

유보통합 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달 중 관계부처 합동 유보통합추진단을 설치해 2024년까지 유보통합을 위한 준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문체부 “7900억 투입 K콘텐트 산업 육성”

이날 문체부 업무보고에 나선 박보균 장관은 올해 역점적으로 추진할 6대 과제로 ▶K콘텐트, 수출 지형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2023년, 관광대국으로 가는 원년 ▶K컬처의 차세대 주자, 예술 ▶문화의 힘으로 지역균형발전 ▶공정한 문화 접근 기회 보장 ▶탁상에서 현장으로, 다시 뛰는 K스포츠를 선정했다.

이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7900억원의 정책금융 등을 투입해 K콘텐트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K컬처와 관광을 융합해 202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을 달성하겠다”고 보고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