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극우 이시하라 좌충우돌 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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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일본의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東京)도지사의 망언이 연일 이어지고 있어 국제 마찰로 비화할 조짐이다. 지난달 28일 "한.일합병은 조선인들의 총의"라고 말해 한국 정부의 공식 비판을 받았던 이시하라는 지난달 31일 정례회견에선 한술 더 떴다.

마이니치(每日)신문 1일자에 따르면 그는 "조선인들은 중국 또는 러시아에 합병당할 것 같으니까 청나라의 실질적인 속령에서 해방시켜 준 일본에 모든 것을 맡겼다"고 말했다. 또 "미국.프랑스.네덜란드 등이 필리핀.인도차이나.인도네시아에서 많은 사람을 죽인 것에 비하면 일본의 식민주의는 인도적이고, 인간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시하라는 또 지난 1일 규슈(九州)에서 중의원 선거 지원 유세 도중 중국의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에 대해 "중국인은 무지(無知)해 매우 기뻐하고 있다. 유인 우주선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고, 일본이 하려고 하면 1년 안에 가능하다"고 폭언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인들의 대일감정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시하라 지사가 최근 '한.일합병은 한국인이 원해서 이뤄졌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또 다른 물의를 일으켰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일본 극우단체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니시오 간지(西尾幹二)전 대표도 1일 마이니치 신문에서 "20세기 초까지 조선반도는 김정일 체제와 같이 극빈 열악한 비인간적인 상태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한.일합병을 통해 세계 1등 국민이 되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새역모'는 2001년 일제침략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를 출간해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킨 단체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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