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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중앙일보 서울국제마라톤] 대회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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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앙일보 서울국제마라톤 대회가 열린 2일은 화창하고 포근했으나 기록을 단축하기에는 오히려 약간 더웠다. 선수들은 "출발시각 온도가 14.6도로 약간 더운 감이 있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바람은 불지 않아 뛰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회에 참가한 KT 직원과 가족 3백여명은 성금 1천2백여만원을 모아 희귀병 환자 치료에 써달라며 한국루게릭병협회에 전달했다. 이들은 자신이 달릴 거리 1m에 1원씩을 기부해 6백여만원을 모았고, 회사 측도 똑같은 금액을 내놓았다. 루게릭병은 근육이 약화돼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병으로,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이 병을 앓고 있다.


낙엽을 밟으며 …
반환점을 돌아나온 풀코스 참가자들이 낙엽이 쌓인 거리를 달리며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사진=특별취재반]

○…ROTC 중앙회 마라톤 클럽에서는 40여명이 참가해 역주했다. 제1회 대회 때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참가했다는 이 클럽의 한규식(50)회장은 지난 4월 사하라 사막 마라톤 대회를 38시간59분41초(51위)로 뛴 마라톤 매니어며, ROTC 3기인 이영정(62)씨는 지난 9월 부산아시안게임 성화 봉송로 영.호남 구간을 달린 바 있다.

*** 정장에 구두 신고 달려

○…10㎞를 완주한 박길수(38.무역업.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씨는 정장 바지에 구두를 신고 결승점을 52분대의 기록으로 가뿐히 통과해 박수를 받았다. 박씨는 마라톤 풀코스를 15차례나 완주한 '달리기의 대가'로, 올해 추석 때는 강화도에서 경포대까지 3백11㎞ 국토 횡단 마라톤도 했다. 박씨는 "오늘은 주위 분들이 보고 즐거우시라고 일부러 '복장 불량'으로 뛰었다"며 활짝 웃었다.


"완주했어요"
기어이 완주를 했다. 프로 선수에 비하면 두 배나 되는 시간이 걸렸지만 이 성취감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결코 알 수 없다. [사진=특별취재반]

*** 홍콩인 42명도 완주

○…회사원.의사.대학생.사업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홍콩의 마라톤 동호인 42명도 풀코스와 10㎞ 부문에 참가해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완주했다. 홍콩 러화(樂華)마라톤 클럽의 팡더쑨(50)단장은 "수많은 사람이 거리를 가득 메우며 뛰는 것이 놀랍다"며 한국의 마라톤 열기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앙마라톤 단골 참가자인 탤런트 심양홍(59)씨가 올해도 모습을 보였다. 원래 풀코스 5시간 페이스 메이커로 뛰기로 했던 심씨는 방송 스케줄이 변경돼 10㎞ 부문에 참가했다. 심씨는 "마라톤을 한 이후 체중이 줄고 의지력도 강해졌다"고 말했다.


"덥다 더워"
초가을이지만 달리기에는 조금 더운 날씨였다. 한 장년 마라토너가 머리에 생수를 끼얹으며 달리고 있다. [사진=특별취재반]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개회사에서 "최선을 다하십시오. 건승을 기원합니다"라며 참가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남규 중앙일보 수석부사장과 이대원 육상연맹 회장은 시상식에서 남녀 엘리트 부문 우승자에게 트로피와 상금을 전달했다. 남중수 KTF 사장과 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은 마스터스 부문 남녀 우승자에게 시상을 했고,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인 함기용 육상경기연맹 고문은 우승 감독에게 지도자상을 수여했다.

김종문.백성호.이철재.강인식 기자


"날 좀 보소"
3색 표정 달리기가 생활의 일부가 된 사람들에게 마라톤 대회는 축제의 장이다. 30여년 달리기 인생을 종이모자에 적은 할아버지, 레이스 중에 기념사진을 찍는 참가자, 달리면서 자기 회사 광고를 하는 소사업체 사장님(왼쪽부터). [사진=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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