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죽서 착안…농가소득 향상에 기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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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호박엿에 이어 호박 술·호박 쨈이 개발됐다.
전북 김제군 성덕면 남곡 중 농업담당교사 김길룡씨(44)가 호박으로 잼과 술을 만드는 법을 개발해 특허청으로부터 특허까지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김 교사는 호박이 당분·칼슘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고 당뇨. 비만·부종 등에 효험이 있는데다 농약을 쓰지 않는 무공해 농산물인 점에 착안, 술과 잼 개발에 나섰다.
김 교사는 어릴 때 쌀이 없어 호박죽으로 끼니를 잇고 했던 기억을 되살려 호박이 대용식량이 될 수 있었던 만큼 술과 잼의 원료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리농고와 원광대농대원예학과에 진학, 수박 등 원예작물의 품종개량을 연구했으나 실패만 거듭했던 김 교사는 대학과 군복무를 마친 74년부터 교단에 섰다.
김 교사는 교직에 발을 디딘 후로도 원예작물의 품종개량을 위한 연구를 계속하다 80년 초부터 호박을 보다 먹기 쉽고 많이 먹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김제농고 식품가공학과 송창선 교사(52)와 팀을 짜 수백 개의 호박을 잘라내고 삶아 설탕을 첨가하는 일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되풀이했다. 이들이 잼 개발에 성공한 것은 87년12월31일.
무게 7kg가량의 늙은 호박의 씨와 내부 섬유질을 제거한 다음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겨3∼5mm두께로 잘라 솥에 넣은 후 호박량의 30%정도 물을 붓고 섭씨 1백∼1백20도 온도로 2∼3시간 끓였다.
그리고 설탕을 호박량의 25∼35%가량 넣어 섭씨 90∼1백도로 끓여 농축시킨 후 다시 같은 양의 설탕과 구연산을 작은 스푼으로 한 스푼 넣어 당도 63∼64%의 잼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것. 잼 개발에 성공한 김 교사는 이듬해인 88년6월20일 호박 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호박 술은 호박의 씨와 섬유질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겨 0·5mm두께로 썰어 호박량 만큼 물을 부어 묽고 걸쭉하게 끓인 후 막걸리 주정을 50∼70%가량 섞어 섭씨 27∼30도의 따뜻한 실내에서 24∼30시간 발효시켜 항아리에 부어 다시 24∼30시간 발효시켜 찌꺼기를 걸러내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호박 술은 주정도가 막걸리(7∼8도)보다 높고 감미도 훨씬 강하다.
김 교사는 술과 잼 제조법을 특허출원, 9월10일「호박 잼의 개발방법」「호박 술의 제조방법」이라는 명칭으로 특허를 받았다.
김 교사는 앞으로 호박 잼과 호박 술 제조공장을 마을단위 공동으로 설립해 농협을 통한 호박계약재배를 추진, 농가소득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김제=현석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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