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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한파에 전력수급 경고등…예비율 ‘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갑작스러운 한파에 전력 수급 경고등이 다시 켜졌다.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5일 오전 9시 기준 전력 부하(소비)는 8만4383㎿를 기록했다. 공급 예비력은 1만2997㎿, 공급 예비율은 15%로 내려앉았다.

5일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전력수급 상황 현황판 모습. 연합뉴스

5일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전력수급 상황 현황판 모습. 연합뉴스

공급 예비율은 발전소를 돌려 공급할 수 있는 최대 전력에서 쓰고 남은 여유분(예비력)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지난달 20~40% 수준을 오갔던 예비율은 이달 들어 10%대로 떨어졌다. 기온이 갑작스레 떨어지면서 온열기 사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날 전력 부하는 지난해 같은 기간(12월 6일 기준) 7만8856㎿와 견줘 7% 늘어나며 8만㎿를 돌파했다. 12월 평균 최대 전력 부하가 2021년 7만8180㎿, 2020년 7만5851㎿, 2019년 7만3705㎿, 2018년 7만5613㎿ 등 7만㎿대에 머물렀던 것과 크게 달라진 양상이다. 최근 예비율도 10%대로 주저앉았는데 지난해 이맘대 20~30% 정도였던 것과 차이가 난다.

유럽 등 선진국은 석유ㆍ가스ㆍ전기 등 비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다이어트’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은 거꾸로다. 한파와 맞물려 전력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석유ㆍ가스에 비해 덜 오른 전기요금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다.

진짜 고비는 아직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겨울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보면 내년 1월 셋째 주쯤 전력 수요가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산업부는 올겨울 최대 전력 수요를 지난해(9만700㎿)와 비슷하거나 소폭 오른 9만400~9만4000㎿으로 예상한다. 최대 전력 수요가 전년 대비 4~5% 이상은 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인데, 돌아가는 상황은 여의치 않다. 올겨울 최고 한파는 아직 닥치지 않았는데도 전력 소비 증가율은 전년 대비 7%를 기록하고 있다.

보통 예비율이 10%, 예비력이 1만㎿ 이상이어야 전력 수급이 안정적이라고 본다. 지금 전력 소비가 늘어나는 속도면 예비율 10%, 예비력 1만㎿ 선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다. 예비력이 5500㎿ 아래로 떨어지면 전력 수급 경보가 발령된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신규 원자력 발전소인 신한울 1호기 가동 등으로 최대 공급 능력은 10만9000㎿ 수준으로 올라간 만큼 2011년 ‘블랙 아웃(전력 공급 부족으로 인한 순환 단전)’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올겨울 예비력이 떨어지더라도 순환 정전까지 해야할 비상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신한울 1호기는 6~7일 상업 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극심한 한파, 연료 수급 불안, 불시 고장 등 전력 수급에 영향을 미칠 변수도 적지 않다. ‘전력 보릿고개’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한국전력공사와 발전 자회사, 전력거래소 등 유관 기관과 ‘전력 종합 상황실’을 지난 1일 가동했다. 내년 2월 28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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