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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으로 시작해 원조를 눌렀다…독일 잡은 일본축구의 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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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선수들이 독일에 2-1로 역전승을 거둔 뒤 뒤엉켜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선수들이 독일에 2-1로 역전승을 거둔 뒤 뒤엉켜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전차군단’ 독일을 잡고 카타르월드컵 무대에서 아시아 대륙에 2번째 승리를 선사했다.

일본은 23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카타르월드컵 E조 1차전에서 전반 실점의 열세를 딛고 후반에 두 골을 몰아치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하루 전 C조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거함 아르헨티나에 2-1로 승리하며 이번 대회 첫 승을 신고한 아시아는 일본의 승리까지 묶어 연이틀 승전보를 띄우며 기세를 높였다.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4팀이 한 차례씩 경기를 치른 가운데 성적은 2승2패다.

일본 선수들이 독일을 꺾은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선수들이 독일을 꺾은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은 전반 30분 독일에 페널티킥을 내주며 먼저 실점했다. 독일 키커 일카이 귄도안이 가볍게 차 넣어 선제골을 터뜨리자 경기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던 독일 팬들이 일제히 뜨거운 함성을 내질렀다.

이후 과감한 돌파 없이 소극적인 흐름으로 전반을 마친 양 팀의 승부는 후반 들어 뒤집혔다. 일본의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교체 투입 후 4분 만에 일본의 도안 리츠가 동점골을 터뜨렸고, 8분 뒤엔 아사노 타쿠마가 역전골까지 뽑아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경기장 북측 스탠드를 가득 메우고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던 일본 팬들의 환호성으로 경기장이 떠나갈 듯했다.

한편 독일은 4년 전 러시아월드컵 본선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에 0-2로 덜미를 잡힌 데이어 카타르월드컵 첫 경기에서도 일본에 1-2로 역전패하며 아시아팀 상대로 2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아울러 스페인과 조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는 당초 계획에도 심각한 차질이 빚어졌다.

일본대표팀이 독일을 무너뜨리자 뜨겁게 환호하는 일본 축구팬들. 경기장소인 칼리파스타디움의 절반 정도를 일본 팬들이 채워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AP=연합뉴스

일본대표팀이 독일을 무너뜨리자 뜨겁게 환호하는 일본 축구팬들. 경기장소인 칼리파스타디움의 절반 정도를 일본 팬들이 채워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AP=연합뉴스

독일을 상대로 거둔 일본의 승리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일본이 프로축구 및 국가대표팀 경쟁력 상승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참고로 한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의 프로축구 디비전 시스템을 철저히 분석한 뒤 1990년 J리그를 출범시켰고, 대표팀 훈련장 및 훈련 시스템도 독일의 것을 최대한 차용했다.

선수 교류 또한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일본 J리그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를 유럽으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전진기지로 삼은 무대가 바로 독일 분데스리가다. 공교롭게도 카타르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독일을 상대로 역전승을 이끌어낸 두 일본인 선수가 모두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도안 리츠는 프라이부르크, 아사노 타쿠마는 보훔에서 각각 뛴다.

모방으로 시작해 원조를 능가한 일본축구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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