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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투자, 지역 불평등 … '차이나 리스크' 대비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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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중국발 '차이나 리스크(위험)'를 주의하라. 수출 환경도 나빠질 것이다."

중앙일보 후원으로 17일 서울 코엑스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중국, 2006년 평가와 2007년 전망'이란 심포지엄에서 나온 경고다. 서울대 중국연구소와 삼성경제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연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들은 중국을 더 이상 '기회의 땅'으로만 볼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근 서울대 중국연구소장(경제학부 교수)은 "더 이상 중국을 위협이나 기회라는 단순한 측면에서 볼 것이 아니라 리스크 측면에서 철저하게 분석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중국 리스크의 가능성을 세 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중국 경제가 금융 부실이나 재정 위기 등을 겪지 않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인가 ▶급격한 도시화와 높아가는 불평등 속에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환경이나 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등이다. 이 소장은 "중국의 투자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를 넘어서면서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점진적인 조정을 시도하겠지만 과잉 투자가 공급 과잉과 디플레이션 양상을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신 무역협회 무역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안정 정책, 산업 구조조정 본격화, 외국기업 투자 제한 등으로 내년 수출 여건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석유제품.LCD 등의 수출 여건은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컴퓨터 부품이나 철강판.광학기기 등은 더 어려워지리라는 것이다.

이인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은 경기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위안화 유연성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며 "위안화는 꾸준히 평가절상돼 내년 6월 말에는 달러당 7.63~9.69위안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부문에서도 '차이나 리스크'가 나올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다. 이태환 한중싱크넷 회장은 "중국은 에너지 절약과 효율성 높이기에 나서고 있으나 여전히 국가 안보와 연계한 에너지 확보 전략을 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으로 인해 촉발되는 에너지 공급 불안에 동아시아와 세계 경제가 발목을 잡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에너지 공동 안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상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급증한 외환보유액이 중국의 경제 정책을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수석연구원은 "과거 외국인 투자를 무조건 환영하던 정책기조가 이제는 기술 이전 기업 등을 골라 받아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투자는 현지 문화와 규범을 존중하면서(think local), 글로벌 규칙에 맞는 투명.준법 경영을 실천(act global)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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