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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흑자 턱걸이한 경상수지…수출 감소에 10월 적자 가능성도

중앙일보

입력

불안한 흑자 전환. 9월 경상수지가 16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8월 적자를 기록한 지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국제유가 하락에 기댄 불안한 안도다. 중앙은행 발 세계 경기 둔화로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전망도 밝지 않다. 당장 10월 경상수지가 다시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6억1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6억1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6억1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8월 경상수지는 30억 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흑자 규모는 지난해 9월(105억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년 사이 88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감소 폭은 올해 8월(104억9000만 달러) 이후 가장 크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경상수지 흑자는 상품수지가 석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결과다. 9월 상품수지는 4억9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감소가 수출 감소보다 더 컸던 영향이다. 9월 수출(570억9000만 달러)은 전달보다 1억9000만 달러 줄었고, 같은 기간 수입(565억9000만 달러)은 51억4000만 달러 감소했다.

큰 폭의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며 상품수지는 지난 7월(-14억3000만 달러)과 8월(-44억5000만 달러)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상품수지에는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판매를 한 중계무역도 반영돼 국내 국경을 넘는 수출입만 집계하는 무역수지와는 차이가 있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도 1년 전(95억5000만 달러)보다 90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수출이 1년 전보다 0.7%(4억2000만 달러) 줄어들며 2020년 10월(-3.5%)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 감소했지만,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1년 전보다 18%(86억3000만 달러) 늘어나며 흑자 폭을 줄였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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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41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74억1000만 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432억7000만 달러 줄었다. 다만 한은 측은 높은 유가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달러벌이가 선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높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과 주요국 및 IT 업종의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하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 폭 축소는 일본과 독일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은이 지난 8월 전망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370억 달러)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며 경상수지 흑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여지는 적어서다. 미국·중국·유럽연합(EU)의 경기가 함께 위축되며 수출 전선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미 지난달 수출(524억8000만 달러·통관기준)은 1년 전보다 5.7% 줄었다.

반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선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겨울철 난방 수요가 증가하고 유럽 등의 에너지 불안이 이어지며 국제 유가가 다시 튈 수도 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도 더 커질 수 있다. 9월 서비스수지는 3억4000만 달러로 8월(7억7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임인혁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적자 폭 감소는 여름 휴가철 등 계절적 영향에 따른 것"이라며 "방역 조치 완화로 출국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라 당분간 여행수지는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물동량 둔화로 운송 수지 흑자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10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10월 무역수지 적자는 67억 달러로 9월(37억8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0월에는 경상수지가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에는 수출 감소 속 상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와 중간재 등의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며 생기는 '불황형 흑자'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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