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계의 새 물결] 'Being Digital'에서 'Digital Being'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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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인터넷의 확산 속도만큼 빠른 것은 아니지만, 정보화시대 온라인적 삶의 방식을 성찰하는 인문사회학계의 논의들도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이 더 이상 가상공간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과 밀접히 연결되는 상황에서 온라인에서의 시민적 덕성을 정립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움직임을 이른바 '인터넷 철학'이라는 말로 포괄할 수 있겠다. 최근엔 '인터넷 철학'(고든 그레이엄 지음, 동문선)이란 제목을 단 책이 출간되기도 했다.

한국은 인터넷 강국이면서도 '인터넷 철학'에 관한 논의는 대부분 번역서에 의존하고 있다. '누스페어''집단지성'(이상 피에르 레비 지음), '참여군중'(하워드 라인골드 지음), '코드'(로렌스 레식 지음), '거미줄에 걸린 웹'(로라 구락 지음), '사이버 윤리'(리처드 스피넬로 지음) 등이 최근에 번역.출간된 관련서들이다.

이 같은 논의에 1990년대 후반부터 비교적 일찍 참여해 온 백욱인(서울산업대.사회학)교수는 "컴퓨터와 인터넷의 혁신적 발달이 가져올 기술유토피아주의가 90년대까지는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엔 디지털이 가져온 새로운 삶의 형태에 대한 철학적 성찰로 옮아가는 추세"라고 말한다.

백교수는 이를 '디지털 되기(Being Digital)'에서 '디지털에 대한 존재론적 탐구(Digital Being)'로의 이동이라고도 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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