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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그날밤, 용산서장은 뒷짐지고 현장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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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총괄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지난달 29일 사고 현장 인근에 도착한 뒤 뒷짐을 진 채 이동하는 모습이 인근 폐쇄회로(CC)TV 화면에 포착됐다. 도로 정체가 극심한 상황에서 관용 차량 이동을 고집하다 50여 분을 허비한 뒤에 벌어진 일이다.

6일 경찰청 특별감찰팀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현장 통제·관리 후 오후 9시24분쯤 경찰서 주변 설렁탕집에 도착했다가 이후 23분 뒤 식사를 마치고 관용차로 이태원으로 출발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발생 직전인 오후 10시쯤 참사 현장에서 700m 떨어진 녹사평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차량 정체로 더는 진입이 어려워지자 경리단길 등을 통해 우회 진입을 시도했다.

이태원 참사 당시 CCTV에 찍힌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모습. CCTV 화면에는 핼러윈 행사에 참여한 시민 중 다수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10시55분쯤 이 전 서장이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에서 뒷짐을 진 채 이태원파출소로 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당시 CCTV에 찍힌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모습. CCTV 화면에는 핼러윈 행사에 참여한 시민 중 다수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10시55분쯤 이 전 서장이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에서 뒷짐을 진 채 이태원파출소로 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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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 전 서장은 오후 10시55분에서 11시1분 사이에 이태원파출소 근처인 이태원 엔틱가구거리에 다다랐다. 이 전 서장은 극심한 체증으로 더는 차량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해 이곳에서 하차한 뒤 이태원파출소까지 걸어갔다.

당시 인근에 설치된 CCTV에 이 전 서장이 포착됐다. 영상을 보면 뒷짐을 진 채 느긋하게 걷고 있는 모습이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발생 50분이 지난 오후 11시 5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차량만을 이용해 이동하려다 도보 10분 거리를 한 시간 가까이 걸려 다다른 셈이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사고 현장에 늦게 도착해 지휘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이 전 서장을 대기발령하고 특별수사본부에 수사 의뢰했다. 특히 이 전 서장은 사고 발생 5분 뒤인 오후 10시20분쯤 현장에 도착해 지휘하기 시작했다고 용산서 상황보고서에 기록돼 있는 것과 관련해 허위 작성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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